<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Jeremy Waldron, 홍성수/이소영 역, 이후, 2017 

(원제: The Harm In Hate Speech, 2012)





진작에 나왔어야 하는 책인데, 저의 게으름으로 인해 출간이 늦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에서 혐오표현 문제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시의성을 놓치지는 않은 듯 합니다. 이 책은 미국에서 혐오표현 규제옹호론을 대표하는 책입니다. 규제에 찬성하건 안하건 이 책을 언급하지 않고 논쟁에 참여하긴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책을 번역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이 책이 한국에서 혐오표현 문제가 공론화되는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목차> 

1장 혐오표현에 접근하다 

2장 앤서니 루이스의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위한 자유』 

3장 혐오표현을 집단 명예훼손이라고 불러야 하는 이유 

4장 혐오의 외양  

5장 존엄성을 보호할 것인가, 불쾌감으로부터 보호할 것인가? 

6장 에드윈 베이커와 자율성 논거  

7장 로널드 드워킨과 정당성 논거 

8장 관용과 중상  


<출판사 책소개>


<언론보도: 서평/책소개> 

‘표현의 자유’와 ‘혐오표현 금지’의 갈림길에서 - 한겨레신문 (클릭)

막말의 시대…‘말할 권리’에 맞서 ‘막을 권리’를 말하다 - 경향신문 (클릭) 

“말할 권리 위해 싸우겠다”던 볼테르의 말 사실일까 - 한국일보 (클릭) 

혐오 표현을 불허하라 - 서울신문 (클릭) 

"외국인 입국 심사 강화…" 이 발언도 혐오표현이다 - 조선일보 (클릭)

우리에겐 혐오 발언을 증오할 권리 있다 - 서울경제 (클릭)

“독 있는 꽃 만발하게 둘 것인가” 규제냐, 교육 통한 해결이냐 ‘혐오표현’ 사회적 담론 촉구 - 세계일보 (클릭) 

우리에겐 혐오 발언을 증오할 권리 있다 - 서울경제 (클릭) 

"누구나 혐오 표현을 혐오할 권리가 있다"- 한국경제신문 (클릭)

혐오표현 어쩌나…"독이 든 꽃이라도 내버려둬야 하는가" - 연합뉴스 (클릭)

"표현의 자유·혐오 발언의 갈림길에 서다" - 경기신문 (클릭)

"혐오표현, 인정해야 하나 막아야 하나..." - 경기일보 (클릭)

"혐오 표현, 어떻게 다뤄야 하는가" - 영남일보 (클릭)

한 주간 언론이 주목한 책 1위,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클릭)

서평전문기자가 뽑은 이 주의 책 1위,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클릭)

조규범, [서평] 혐오표현, 자유는 어떻게 해악이 되는가? (클릭)


<인터넷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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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transproms

오늘 이정미 재판관이 읽은 것은 '선고 요지'인데,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알아 듣기 쉬운 언어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참 좋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읽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는데, 덕분에 수업시간에 딱 맞춰서 지켜볼 수도 있었고요^^


방금 결정문 전문을 입수해서 읽어봤는데, 총 89쪽. 선고요지보다는 훨씬 길고 자세합니다. 


결정문 전문 파일 다운로드 링크


다음은 선고요지에서 언급되지 않은 결정문 내용 중 몇가지 중요한 포인트.


1) 선고일시가 "2017.3.10. 11:21"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선고요지를 21분 내로 읽을 것을 예정하고, 분까지 특정해서 적어놓은걸까요? 그렇다면 이정미 재판관은 전날 스톱워치 켜놓고 읽는 연습을 했을지도.. 아침에도 시간 맞춰 읽기 연습을 하다가 헤어롤을 꼽고 나오신게 아닐지 ^^;; 암튼 이번 결정은 정확히 언제부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되는지 그 시점이 매우 중요했던 결정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2) 뇌물죄 여부가 형사재판에서 다퉈질텐데,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 채, 대통령의 기업경영 개입이, "특정 기업의 이익 창출을 위해 그 권한을 남용한 것", "단순한 의견제시나 권고가 아니라 구속적 성격을 지닌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3) 세월호 참사가 탄핵소추사유에서 배제된 것을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시는데, 김이수/이진성 재판과의 '보충의견'을 보니, 대략 사정이 짐작이 됩니다. 추측컨데, 이 두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를 탄핵소추사유에 포함시킬 것을 주장했을 듯 합니다.그런데 그걸 밀어붙이면 '전원일치'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고, 이 부분을 다수 의견에 양보하여 '전원일치 결정'을 만든 뒤, '보충의견'으로 대통령의 의무 위반을 강조하는 것으로 대신한게 아닌가 싶습니다. 보충의견은 비록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는 어렵지만,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은 명백하다는 사실을 무려 17쪽에 걸쳐서 자세히 기술하고 있습니다. 파면사유가 아니라고 해서 잘했다는 뜻인 것은 아니고, 헌재 결정문은 대통령의 대처가 적절했음을 인정한 것도 전혀 아닙니다. 보충의견을 읽으면서, 세월호 부분이 기각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었습니다. 아쉬움은 뒤로 하고 이제 또 시작입니다.


4) 안창호 재판관은 '보충의견'으로 일종의 개헌론을 15쪽이나 썼는데, 이 부분은 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박 대통령이 그런 행위를 한 배경에는 제왕적 대통령제가 있었고, 그래서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인데요. 탄핵 결정을 내리는데, 피청구인 행위의 '원인과 배경', 그리고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나요? 특히 탄핵결정을 계기로 권력구조를 개편하자는 거창한 제안까지 하고 있는데, 이런 내용이 탄핵결정문에 들어가는게 적절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5) 김이수/이진성 재판과의 보충의견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대통령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아주 치밀하게 논증하고 있습니다. 다만, 헌법/법률의 중대한 위반을 '사법절차'로 판단하는 탄핵제도를 두고 있는 이상, 박근혜에게 '정치적 책임'을 물을 수는 있을지언정, 헌법재판소가 탄핵이라고 결정을 내릴 수는 없는 사정이 있음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있습니다. 물론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고 박근혜를 직접 조사하게 되어 구체적인 증거가 나온다면 얘기가 좀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어쩔 수 없다는 점을 토로한 것이라고 해석됩니다. 검찰 수사로 밝혀야 할 부분을 남겨놨다고 해석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이와 관련해서 형사책임을 묻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아무튼 보충의견 중 특별히 인용하고 싶은 구절이 있어 옮겨옵니다. 이런 구절을 '결정문'에서 볼 수 있었다는 건 분명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한 문장, 한 문장 흐르는 눈물을 참아가며 꾹꾹 눌러 썼을 것 같은 구절입니다.


"진정한 국가 지도자는 국가위기의 순간에 상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그때그때의 상황에 알맞게 대처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자 및 그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며, 국민에게 어둠이 걷힐 수 있다는 희망을 주어야 한다. 물론 대통령이 진정한 지도자상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성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국민이 국정 최고책임자의 지도력을 가장 필요로 하는 순간은 국가 구조가 원활하게 돌아가는 전형적이고 일상적인 상황이 아니라, 전쟁이나 대규모 재난 등 국가위기가 발생하여 그 상황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급격하게 흘러가고, 이를 통제, 관리해야 할 국가 구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이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 4. 16.이 바로 이러한 날에 해당한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국민 모두가 어느 때보다도 피청구인이 대통령의 위치에서 최소한의 지도력이라도 발휘해 국민 보호에 앞장서 주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그러나 피청구인은 그날 저녁까지 별다른 이유 없이 집무실에 출근하지도 않고 관저에 머물렀다. 그 결과 유례를 찾기 어려운 대형 재난이 발생하여 최상위 단계인 ‘심각’ 단계의 위기 경보가 발령되었는데도 그 심각성을 아주 뒤늦게 알았고 상황을 파악하고 승객 구조를 지원하기 위하여 대통령으로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않은 채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였다. 400명이 넘는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에 중대하고 급박한 위험이 발생한 그 순간에 피청구인은 8시간 동안이나 국민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이지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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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의 차별금지법 포기 발언, 무엇이 문제인가?

왜 성소수자들은 '절차를 무시해가며' 따져 물었어야 했나?


이론적으로나 (국제인권)실무에서 자유권에 관한한 어떠한 유보도 인정되지 않습니다. 예컨대, 여건이 미성숙되었다거나 사회적 합의가 덜 되었다는 것은 '변명'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개별 국가의 현실에서는 자유권을 단계적, 점진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경우가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유연성은 궁극적으로 자유권을 온전히 보장하기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만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이죠. (사실 정당화된다기보다는 그냥 그런 현실이 있다고 보는게 맞겠지만요) 또한 이러한 전략이 핑계가 되어 기약없이 유보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전략적 후퇴/유연성에는 늘 엄격한 비판과 감시가 뒤따라야 하고, 그걸 추진하는 자는 그 비판/감시를 겸허히 수용해야 합니다.


문재인 후보의 발언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면 (저는 원래 선의 해석을 좋아하는 착한 사람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차별금지 조항을 최대한 강화하는 식으로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가 보자" 정도가 될 겁니다. 사실 차별금지법이 국가인권위원회법의 확대/강화인 것은 맞고, 입법기술적으로 인권위법을 강화하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건 아닙니다. 물론 바람직하진 않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은 (인권위 설립을 위한) 조직법이고 그 조직의 권한으로 차별금지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는건데, 차별금지의 내용은 별도의 법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긴 하죠. 실질면에서 그렇지만, 단일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에 대한 국가의 의지를 확인한다는 차원에서 그 의미가 결코 적지 않고요. 그래서 참여정부에서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했던 겁니다.


2017년 현재 문재인 후보는 일종의 '우회전략'을 제시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근데 이 우회전략이 정당화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첫번째, 입장 선회에 대한 설명이 뒤따라야 합니다. 분명히 참여정부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적극 추진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그 입장을 폐기한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합니다. 두루뭉실 넘어간다면 너무나도 무책임한 일입니다. 더욱이 문재인 후보는 참여정부의 계승자 아닙니까?


두번째 조건. 우회전략을 활용할 때 누구에게 가장 먼저 이해를 구해야 할까요? 누구의 신뢰를 얻어야 할까요? 차별금지법에 관한한 당연히 '차별받는 소수자'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은 포기하되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건 사실 믿기 어려운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시겠다면, 소수자들에게 먼저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없이 차별없는 세상이 될 수 있다는 비전과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당사자들을 직접 만나가며 정중히 양해를 구하고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법을 제정하라! 우린 못믿는다"라는 반론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합니다. "충분히 그렇게 비판하실만 하지만, 이 문제만큼은 저를 믿어주십시오"라면서 돌파해야 합니다. 근데 문재인 후보가 이런 식으로 책임있게 '전략적 우회'를 얘기한 것인가요? 아니면 무책임하게 느닷없이 '차별금지법 제정 없음'을 천명한 것인가요? 더욱이 <여성정책포럼> 이전에, 최초로 차별금지법 포기 선언을 한 것은 바로 기독교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의 자리였습니다. 과거의 (참여정부 시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함께 하던) 동지들은 안중에도 없는 거죠. 그 상황에서 그들이 느낄 수밖에 없었던 좌절감과 분노가 이제는 이해가 좀 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차별금지법은 이미 여러 차례 입법발의되었던 것이고, 특히 참여정부의 법무부도 입법발의한 적이 있는 법안입니다. 이걸 폐기한다는 것은 누가봐도 '후퇴'입니다. 새로 추진을 하지 않는 것과 기왕에 추진하던 것을 되돌리는 것은 다른 문제니까요. 이게 사회에 부정적인 메시지를 주는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차별주의자들에게는 "우리 주장이 계속 먹히고 있다"는 자신감을 줄 것이고, 소수자들에게는 국가/정치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안감을 주게 됩니다. 세계의 정치지도자들은 소수자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입장을 내는 것을 매우 중시합니다. 공식적으로 소수자의 편이라는 사실을 천명하는 것이 문제해결의 출발점이니까요.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증오범죄 장례식에 가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직접 선창했던 것이나,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재직 시절에는) "나는 소수자의 편이다"를 입버릇처럼 말했던 것은 다 그런 이윱니다. 문재인 후보가 설사 '전략적 후퇴'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기하더라도, "나는 소수자의 편이다"를 분명한 신뢰를 주는 것은 결코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러한 신뢰가 "차별에는 반대하지만..."는 말 정도로 형성되는 건 아닙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건 아니다"라는 말은 그 신뢰를 바닥에 떨어뜨리는 말이고요. 이런 상황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없이 차별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말을 믿으라고요? 이 정도에 '안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인권정책을 기대하면 되는 건가요? 요즘 유행하는(?) '선의'를 믿으면 되는 문제인가요?


사실, 문재인 후보는 매우 어려운 로드맵을 제시한 것입니다. 정책 난이도로 보면 차라리 차별금지법 제정을 밀어붙이는게 쉬워보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 없이 유연한 전략으로 차별을 일소하는 것, 이거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고도의 정치적 전략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문 후보가 이걸 하겠다는걸 믿기는 어렵습니다. 수차례 확약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제시해도 믿을까 말까인데, 확약도 없고 프로그램은 전무합니다. 저는 유연한 전략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유연하게 그러나 최종목표를 위해 조금씩 나아가는 '정치'의 본질을 결코 부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정치하는 사람을 욕하면서도 존중합니다. 정치인이란 그런 직업이고, 저 같은 책상물림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긍정적으로 생각해도, 차별금지 문제에 관한 한 문재인 후보의 입장은 도저히 존중되거나 신뢰될 수 없습니다. '당선도 중요하니까', '보수기독교계 눈치도 봐야 하니까'라는 식으로 선해할 여지조차 없다는 것이죠.


이상이 문재인 후보의 차별금지법 포기 발언에 그토록 분노하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문제의 그 자리에서 '절차를 무시해가며' 회의장에서 항의발언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기도 합니다. 소수자 정책, 만만하게 보면 안됩니다. 현실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눈 앞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고난에 맞서 수십년을 싸워왔습니다. 그 엄중한 역사 앞에 어떤 입장을 낼지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합니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차별금지 문제를 새롭게 의제화하는 계기였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transpro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