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머리, 아내 진통이 시작되면 호주오픈 결승은 포기하겠다.>


지난 2016년 1월 호주오픈. 앤디 머리는 결승에 진출했고, 아내는 출산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테니스 선수에게 메이저 대회 우승은 쉽게 찾아오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아내의 진통이 시작되면 결승전을 포기하고 비행기를 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산을 지켜보지 못하는 것이 호주오픈 우승을 못하는 것보다 더욱 실망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영국이나 서구 사회에서 아내의 출산을 함께하는 것이 통상적인 것이 되었지만, 이런 변화는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40년 전만 해도 영국에서는 출산을 함께하는 것이 남자 답지 못한 것(unmanly)으로 치부되었고, 심지어 아내는 출산하는데 펍에서 술 처먹고 있고 그랬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 영국에서는 90%의 아빠들인 출산을 함께 한다고 합니다. 호주 오픈을 포기하겠다고 한 앤디 머리의 선언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라는 것이죠.


사실 이것뿐만 아니라 서양사람들이 "우린 원래 이렇게 훌륭했어"라고 자랑하는 것 중 상당수는 최근(30-40년 정도)에 비로소 바뀐 것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우리도 좀 늦었지만 원래 민족성이 후지고 이런 것은 없습니다. 지금이라도 옳지 않다고 생각되면 바꾸면 되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프로선수들이 출산도 안하는지, 출산 때문에 경기에 불참했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가 뛰게 되면서, '아내 출산'을 이유로 시즌 중에(!) 일주일 정도 휴가를 다녀오는 경우를 이미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넥센 나이트 선수가 4번째 아이 출산으로 비행기 타고 미국 다녀왔던게 생각 나네요.


여하튼 결과적으로 진통은 시작되지 않았고, 앤디 머리는 결승전을 치뤘지만 조코비치에 3:0으로 완패합니다. 그리고 이런 소감을 밝혔습니다.  "마지막으로 나의 아내 킴에게 말합니다. 그녀는 지금 집에서 보고 있을 겁니다. 당신은 지난 2주동안 전설이었어요. 당신의 지지에 감사합니다. 다음 비행기 타고 집에 갈께요"




https://youtu.be/OCIMWb4vTCM



스피치 마지막에 나옵니다. (3분 10초부터). 그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고, 우승자 조코비치를 비롯한 모든 이들이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 참고로 앤디 머리의 아내의 이름은 Kim Sears. 성이 아니라 '이름'이 '김'! 영국의 유명 테니스 코치 (현재 이바노비치의 코치) 나이젤 시어스의 딸이기도 합니다. 


** 참조기사: BBC, 남편이 출산을 지켜보기까지의 시간 (The length to which fathers go to see their child's birth) 

Posted by transpro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