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소추 의결 그 이후의 문제들

- 헌재는 최대한 빨리 결정해야 한다.

-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당장 사퇴해야 한다.


1. 헌재의 탄핵심판은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 인용될 것이다. 압도적 가결로 그 가능성은 더 커졌다. 만에 하나 기각되더라도 더 큰 저항이 일어날 것이기 때문에 걱정할게 없다.


2. 박한철 소장이 퇴임 전(1월 말)에 기각하고 퇴임하는 무리수를 둘리도 없다. 오히려 거꾸로다. 그는 한편으로 통진당을 해산시켰지만, 다른 한편 임명권자를 탄핵시키기도 한, 중립적(?)인 재판관이라는 명예를 얻고 싶을 것이다. 더욱이 헌재재판관/연구관들을 무리하게 몰아붙여 1월 말까지 탄핵 기각결정을 내린다면 평생의 불명예를 안고 살아가야하는데... 그럴 것 같진 않다. 자기 임기 내에 결정을 내리지 않고 퇴임함으로써 특별한 부담을 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게 합리적이다.


3. 황교안 총리는 그리 걱정할게 없다. 그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한다는게 영 개운치 않지만, 국회의 협조 없이 무리하게 뭔가를 밀어붙이기는 어려울 것이다. 예컨대, 헌재소장 임명 같은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물론 경계는 늦추지 말아야겠지만...


4. 유일한 걱정거리는 탄핵결정이 내려지기까지의 '시간'이다. 헌재가 만사를 제쳐두고 빨리 결정을 내릴 수도 있지만, 늦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두번째 탄핵결정이니만큼 기본적인 이론 연구는 생략할 수 있지만, 이번 건은 노무현건과는 달리 사실관계 다툼이 많다. 박근혜 측에서는 모든 사실관계를 부인할 것이고, 헌재 입장에서는 특검 종료 시점이나 관련자들의 1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고 판단할 수도 있다. 박 측에서는 온갖 지연 전술을 다 쓸 것이다. 헌재 심리가 길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변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야 기각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지만, 3-4개월 후에도 지금과 같은 정치사회적 환경일지는 알 수 없다. 한국에서 3개월은 무지 긴 시간이다. 참고로, JTBC 태블릿피씨 보도가 10월 24일이었고 불과 한 달 남짓 지난 시간 동안 이렇게 많은 일들이 있었다. 10월 중순 기준으로 그 누구도 12월 초에 대통령이 탄핵될거라고 예상할 수 없었다.


5. 헌재는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올바른 결정 못지 않게 '빠른' 결정도 중요하다. 권한대행 체제를 오래 유지하는건 국민 그 누구를 위해서도 (박근혜만 빼고) 바람직하지 않다. 


6. 개인적으로, 줄곧 탄핵보다 자진사퇴가 정치적으로 더 바람직한 해법이라고 주장해왔는데 이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것이 빠르고 간편하고, 무엇보다 책임을 정확히 묻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박근혜가 눈꼽만큼이라도 애국심이 남아 있다면, 탄핵기각의 실낱같은 가능성을 기대하며 국가를 불확실성으로 몰아 넣을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당장 퇴진해야 한다. 일각에서 탄핵은 징계고 사퇴는 명예로운거라고 보기도 하던데, 느낌이 그런거지 사퇴야말로 엄중한 정치적 징계다. 누가봐도 '자진해서' 내려가는건 아니지 않는가? 예우문제도 마찬가지다. 사퇴하고 내려와서 형사처벌(금고 이상)을 받으면, 어차피 탄핵하고 (전직대통령예우법상) 효력이 동일하다.


7. 개인적으로, 탄핵에 부정적이었던 가장 큰 이유는, 탄핵의결과 함께 헌재 결정을 기다리며 "헌재는 탄핵결정을 내려라"라고 외쳐야 한다는 문제 때문이었다. 즉 문제해결의 주도권을 사법절차에 빼앗기고, 시민들이 구경꾼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탄핵이 시민들이 원래 주장했던 문제의 본질과 잘 맞지 않는 절차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늪에 빠지지 않으려면, 여전히 계속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쳐야 한다. 탄핵심판을 구경할게 아니라, '정치적 과정' 속에 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헌재 앞으로 가서 헌재에게 뭘 해달라고 요청할 필요도 없다. 늘 하던대로 광화문에 모이고 늘 하던대로의 방식대로 퇴진을 주장하면 된다. 여전히 이 문제해결의 주체는 시민이고 그 대상은 박근혜이며, 헌재는 그 매개체일 뿐이다. 이것이 탄핵결정 이전에 사퇴를 이끌어낼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헌재를 압박하는 효과적이면서 정치적으로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본다.


Posted by transpr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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