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칼이 될 때>2018년 상반기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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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2018 올해의 책 - 국내서


혐오표현이라는 ‘뜨거운 감자’를 잡다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1만4000원


인터넷이 보편화된 이후 혐오표현은 우리 사회 문제의 핵심부로 진입했다. 일베 등이 사용하는 극단적인 혐오표현부터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된장녀’ ‘홍어’ ‘흑형’ 등이 끊임없이 기삿거리를 만들어냈다. 혐오표현을 규제해야 할지, 아니면 표현의 자유란 대의를 지키기 위해 감내해야 할지는 답을 쉽게 내리기 어려운 문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수많은 나라들처럼 혐오표현을 규제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말이 칼이 될 때>는 소중하다. 그는 이 책으로 당대의 문제에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지식인의 한 모범을 보여줬다.  /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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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이 선정한 올해의 책 10


“혐오 표현이 혐오를 키워” 차이 포용하는 교양 제시


■말이 칼이 될 때 (홍성수 | 어크로스) 


교실에도 인터넷에도 소수자에 대한 무차별적 혐오가 난무했다. 모두가 우려를 표했지만, 누구도 혐오표현이 정확히 무엇이고 왜 문제인지, 어디서부터 바로잡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했다. 고맙게도 법사회학자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가 ‘혐오표현의 모든 것’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그는 담담하지만 확신에 찬 어조로 ‘맘충’ ‘동성애 반대’ 따위의 말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발화인지 얘기했고, 언제라도 실제 차별이나 증오범죄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혐오표현에 대한 법적·제도적 규제 방안들, 표현의 자유와의 충돌 등 민감한 주제들도 피해가지 않았다. 인권 전문가로 소수자를 대변하는 현장에 설 때마다 “혐오표현에 얻어맞으면서” 느낀 고민들도 솔직하게 담았다. ‘혐오의 시대’를 살아가는 시민이라면, 차이를 포용하는 사회를 꿈꾼다면, 한 번쯤 읽고 또 여러 번 곱씹어야 할 책이다.


-> 기사 링크



시사IN, "2018 출판인이 꼽은 올해의 책"


말이 칼이 될 때 (홍성수 | 어크로스) 


-> <시사IN>이 선정한 올해의 책, 2018 행복한 책꽂이



동아일보 선정 2018 올해의 책 10 


●말이 칼이 될 때 / 홍성수 지음 · 264쪽 · 어크로스


“혐오 표현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불러일으켰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한국 사회의 혐오 표현에 대한 문제를 파고든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책이다. 강성민 글항아리 대표는 “저자 자신이 남성으로서 예민한 의식을 갖지 못하다가, 왜 조그만 혐오 표현이라도 문제가 되는지 점점 자각하는 과정을 잘 밝혔다”며 추천했다. 김수진 푸른숲 부사장은 “한국에 사는 우리가 도달한 혐오 표현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준으로 인정할 만하다”고 호평했다. 오제연 성균관대 교수는 “혐오의 연쇄를 끊어내는 실천의 모색을 가능하게 해 준다”고 했다.


-> 기사 링크



교보문고, 2018 지식인 추천 연말연시 꼭 읽어야 할 인문교양서

교보문고, 출판편집인 125인이 꼽은 2018년 최고의 인문교양서

교보문고, 책벌레 회원이 선택한 2018년 최고의 인문교양서


홍성수, 말이 칼이 될 때, 어크로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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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도서관 나무가 고른 '2018 올해의 평화책' 45권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은이) | 어크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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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제도와 기구 - 국제 사회, 국가, 지역 사회 (경상대학교 인권사회발전연구총서 7)

김중섭, 박재영, 홍성수 (지은이) | 오름 | 2018-11-12





목차


책머리에 (김중섭)


제1부 국제적 인권보장체제 (박재영)

Ⅰ. 유엔헌장 기반의 인권보장체제

Ⅱ. 보편적 인권조약 기반의 인권보장체제

Ⅲ. 지역적 인권조약 기반의 인권보장체제


제2부 국가의 인권제도와 기구 (홍성수)

Ⅰ. 세계화 시대의 국내 인권

Ⅱ. 한국의 국가 인권제도와 기구

Ⅲ. 국가인권기구의 의의와 기능

Ⅳ. 국가 중심적 인권 보호의 한계와 국가인권기구의 등장

Ⅴ. 국가인권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제3부 지역 사회의 인권 제도, 기구, 정책 (김중섭)

Ⅰ. 인권의 지역화

Ⅱ. 지자체의 인권 규범 설정과 제도화

Ⅲ. 지자체의 인권 조직 및 기구

Ⅳ. 지역 사회의 인권 정책과 사업

Ⅴ. 지역 사회의 인권제도 발전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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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모았습니다.



1. 일간지


한국일보

[금주의 책] 모독할 자유,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클릭)


경향신문

[책과 삶]혐오, 어떻게 멈출 것인가 (클릭)

[커버스토리 - 알·쓸·人·잡]혐오와 차별 깨는 무기 “공감과 행동" (클릭)

한겨레신문

표현은 어떻게 다른 사회 구성원을 공격하는가 (클릭)


문화일보

共存사회로 가는 길 막는 혐오표현' (클릭)


조선일보

북카페 (클릭)

 

중앙일보

책꽂이 (클릭)

"여혐과 남혐은 다르다"…인권위 혁신위원의 경고 (클릭)


서울신문

[뉴스 전에 책이 있었다] 혐오를 휘두르지 않는, 乙의 새해를 기다리며....(클릭)


서울경제

[책꽂이-말이 칼이 될 때·차별 감정의 철학] 혐오사회, 공생의 길은 없을까 (클릭)


매일경제

편견에서 출발해 증오로혐오가 작동하는 방식 (클릭)


매경프리미엄

'칼이 된 말'을 무력화시키는 것은 '연대의 힘' (클릭)


해럴드경제


머니투데이

 

내일신문

[주말을 여는 책 | 말이 칼이 될 때] 혐오표현, 집단적 조직적 대응해야 (클릭)


교수신문

새로나온 책 (클릭)

책을 말하다: ‘혐오표현’의 모든 문제를 한 권에 담기까지 (클릭)


이데일리

200자 책꽂이: 말이 칼이 될때 (클릭)


영남일보

2. 통신사


연합뉴스

혐오의 시대…금지와 처벌만이 능사일까 (클릭)


뉴시스 

[신효령의 BOOK소리] "맘충·메갈년…혐오표현 개인이 해결할수 없다" (클릭)



3. 주간지/월간지


일요시사

투데이신문

Chaeg 월간 책 35호 (2018년 4월호)

춘천사람들
양평시민의소리
시사인천

오늘의교육 44호, 2018년 5/6월호


4. 인터넷 언론

민중의 소리

PD저널

뉴스앤조이

프레시안

레디앙

톱스타뉴스

교보문고 북뉴스

인터파크

Yes24 채널예스 

반디앤루니스


6. 방송/팟캐스트


MBC 라디오

[라디오 북클럽, 정윤수입니다], 2018.1.14 (클릭)


KBS1 라디오

[김홍성의 생방송 정보쇼], “저자와의 대화”, 2018.1.20


KBS3 라디오

[사랑의 책방] "토요 초대석", 2018.5.19 (클릭)


EBS 라디오

[EBS 공감시대] "저자 초대석", 2018.5.26


CBS 라디오

[변상욱의 이야기쇼] 2018.1.20 (클릭)


SBS

[SBS 골룸] 북적북적 120 : 파괴와 공존의 경계에서…'말이 칼이 될 때' (클릭)


[팟캐스트] 요조, 장강명, 책 이게 뭐라고

[31-1] 말이 칼이 될 때 (f. 홍성수 교수) (클릭)

[31-2] 말이 칼이 될 때 (f. 홍성수 교수) (클릭)

[책장뒤지기]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 차별금지법 제정 (f. 장강명) (클릭)


[팟캐스트] 책사이다 19회 

2018년 우리가 바라는 히어로! (클릭)


[팟캐스트 청파동살롱] 시즌2 

홍성수 교수님과 함께 읽는 「말이 칼이 될 때」 (클릭)


[팟캐스트 금요일, 책에 빠지다]

30회 - 말이 칼이 될때, 홍성수 (클릭)


[해브어 북데이]

[김프로쇼] 




7. 동영상

닷페이스 (인터뷰)

[책일당]

#01 말이 칼이 될 때 (클릭)


[어필의 Book Review 책공방] 

다섯번째 시간: 말이 칼이 될 때 (클릭)


8. 학술지 서평


“말이 칼이 될 때”, 어떤 ‘칼’을 댈 것인가 : 홍성수(2018), 『말이 칼이 될 때』, 어크로스, <교양학연구> 7, 2018, 267-27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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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01-05



[온라인 책 주문] 

알라딘 (클릭)

YES24 (클릭) 

교보문고 (클릭)

네이버 (클릭)


[책소개]

혐오사회를 조망하고 적대적이고 폭력적인 혐오의 문화를 변화시킬 대화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인권과 표현의 자유를 연구하고, 젊은 감각으로 한국 사회의 이슈를 다뤄온 저자는 혐오와 차별의 현실에 무감각한, 그래서 별다른 대책조차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이 책에서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이야기한다. 


혐오표현이 우리 사회의 ‘공존의 조건’을 파괴하고 또한 혐오표현이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다양한 배경과 속성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더불어 산다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곧 혐오표현의 문제에 대응하고 해결할 길을 찾는 건 ‘공존의 사회’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혐오’라는 문제적 현상을 인식하고, 혐오표현과 표현의 자유의 아슬아슬한 긴장 속에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여기서 어떠한 개인적, 사회적 노력을 시도할 수 있는지, 차별금지법부터 대항표현까지 혐오 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또한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추천글]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혐오표현은 복잡한 문제다. 그냥 두자니 해가 너무 크고, 무턱대고 막자니 자칫 장독을 깰 수도 있다. 혐오표현은 진보와 보수라는 단순 이분법도 넘어선다. 인권의 현장에서 치열하게 이론적, 실천적 고민을 해온 저자가 이 딜레마를 명쾌하게 정리하고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한다. 단숨에 읽히는 흡인력과 무릎을 치게 하는 통찰이 번득인다. 혐오표현을 없애자는 건 더불어 사는 공존의 사회를 만들자는 호소가 아니던가. 혐오표현이 이미 위험 수위에 다다른 한국 사회에 던지는 저자의 메시지는 그래서 더욱 절박하고 소중하다.


박주민 (국회의원)

혐오가 만연한 사회. 표현의 자유를 빌미로 혐오가 뿌리내렸다. 공감은 사라지고 적대감만 남았다. 구분 짓기를 통해 소수자를 규정하며, 약자를 향한 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혐오당하지 않기 위해 혐오를 멈추지 않는 꼴이다. 혐오는 말이나 글의 단계에 머물지 않는다. 차별, 나아가 증오범죄로 번진다. 말이 칼이 되는 사회다. 이 책은 혐오표현에 대항해야 혐오의 피라미드를 끊어낼 수 있다고 일갈한다. 표현의 자유로 곡해한 혐오표현을 바로잡아야 한다. 부디 혐오표현을 코너로 몰겠다는 저자의 반격 작전이 성공하길 바란다.



[목차]


책머리에

프롤로그 


1장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여자를 좋아하는데 왜 여성혐오죠?”


2장 혐오표현과 한국 사회

“남혐과 개독도 혐오표현인가요?”


* ‘지금, 여기’ 한국의 혐오 논쟁 1 _ 맘충과 노키즈존


3장 혐오표현의 유형

“흑인 두 명이 우리 기숙사에 있는데…”


4장 혐오표현의 해악

“니네 나라로 가!” 


* ‘지금, 여기’ 한국의 혐오 논쟁 2 _ 영화 <청년경찰>은 혐오를 조장했는가?


5장 혐오표현과 증오범죄

“나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 ‘지금, 여기’ 한국의 혐오 논쟁 3 _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은 여성혐오범죄인가?


6장 혐오표현과 역사부정죄

“일본 식민지? 하나님의 뜻이 있는 거야”


7장 혐오표현과 싸우는 세계

“조선학교를 부숴라!”


* ‘지금, 여기’ 한국의 혐오 논쟁 4 _ 퀴어문화축제와 반동성애운동


8장 혐오할 자유가 보장된 나라, 미국?

“더 적은 표현이 아니라 더 많은 표현이 최고의 복수다”


9장 혐오표현, 금지와 허용의 이분법을 넘어서

“진정한 자유와 실질적 평등을 지향한다”


10장 ‘혐오표현 범죄화’의 명암

“합법이라는데 뭐가 문제냐”


11장 혐오표현 해결, 하나의 방법은 없다

“차별시정기구라는 컨트롤 타워”


12장 혐오표현 규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

“차별금지법 제정이 필요하다” 


13장 혐오표현, 정치의 역할

“동성애에 반대합니까?” “그럼요”


* ‘지금, 여기’ 한국의 혐오 논쟁 5 _ 혐오에 맞선 혐오? - 메갈리아


14장 혐오표현, 대항표현으로 맞서라

“관악에 오신 성소수자, 비성소수자 신입생 여러분, 모두 환영합니다”


에필로그

부록1 이 책의 바탕이 된 저자의 원고들

부록2 혐오표현 관련 문헌 소개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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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연말정산, 안전 CCTV… '벌거벗은' 행복을 의심하라!

[감시 사회의 두 얼굴]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



서평: <감시 사회,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로빈 터지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2013); <감시 사회: 벌거벗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한홍구 외 지음, 철수와영희, 2012)


'감시와 인권'은 상당히 골치 아픈 문제다. 감시가 인권을 침해하기도 하지만, 우리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사회'라는 선물도 동시에 주기 때문이다. 책 제목인 <감시 사회,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로빈 터지 지음, 추선영 옮김, 이후 펴냄)는 사실 원서 제목에는 없는 것을 번역서에서 만들어낸 말이지만, 이 대립을 적절하게 표현해 내고 있다. 감시가 '안전'을 선물한다는 감시론자들의 주장에 맞서, 감시가 인권을 침해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기제라는 것을 밝히는 것! 이것이야말로 감시 문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영미권에서는 이미 '감시 연구'(surveillance studies)이라는 연구 분과가 성립했을 정도로 감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감시'를 표제에 삼고 있는 단행본만 해도 수십 권이 넘는다. 각 분과 학문들의 협업이 필수적이기에,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철학, 법학, 문학 등 인문 사회 과학의 거의 모든 분과들이 이 문제에 뛰어들고 있으며, 과학 기술과 인문 사회 과학이 만나는 접점에 있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통섭' 내지는 '융합' 분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감시' 문제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 않다. 관련 연구도 드물고 감시 문제에 천착하는 시민 사회 단체들도 흔치 않다. 고도 감시 사회로 급격히 이행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고려하면 심각한 불균형이라 할 만 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이러한 불균형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단행본 출판에만 국한에서 본다면, 2011년에는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감시 사회의 변화 양상을 추적한 <9월 11일 이후의 감시>(데이비드 라이언 지음, 이혁규 옮김, 울력 펴냄)이 출간되었고, 작년에는 감시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추적한 <감시의 시대>(아르망 마틀라르 지음, 전용희 옮김, 알마 펴냄)가 출간되었다. 이외에도 인터넷에서의 감시 문제를 다룬 책들이나 프라이버시의 일반적 문제를 다룬 유용한 책들도 몇 권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감시 사회, 안전장치인가, 통제 도구인가?>만의 매력이 있다면, 그것은 최근에 벌어진 구체적인 사례들을 꼼꼼하게 다룸으로써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날카로운 분석과 성찰을 잃지 않으면서도 잘 읽히는 대중 저술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이 책은 "The No-Nonsense Guide" 시리즈의 하나인데, 이 시리즈의 모든 책들이 하나같이 수작이다. 한국에서는 "아주 특별한 상식 NN"이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필자 주)


이 책은 철저하게 사례에서 출발해서 사례로 마무리를 짓는다. 실제로 도청, 이민 통제, 전자 정부, 신분증, 안면 인식 기술, 생체 정보, 의료 기록, 시위 진압, 테러, 감시 산업, 인터넷 통제 등 감시 문제의 거의 모든 테마의 사례를 다룬다. 하지만 단순히 사례를 기술하는 것에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감시 문제에 대한 나름의 분석틀과 문제의식을 함께 제시한다. 그 핵심 중 하나가 바로 서두에서 언급한 딜레마다. 즉, 감시 사회가 우리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사회라는 혜택을 주는 동시에, 통제를 강화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문제를 낳고 있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례에서 이 충돌과 딜레마의 긴장이 계속 된다.


감시 사회의 딜레마가 특별히 난제라는 사실은, '고문'과 같은 고전적인 인권 문제에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고문이 나쁜 행위라는 것에 대한 시민적 동의 수준은 아주 높다. 이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고문을 하지 않고도 각종 수사 기법에 의해 범죄 사실을 적발하고 형사 처벌을 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즉, 고문이 주는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고, 그 해악에 대한 공감 정도는 매우 높다. 다만 9.11 테러 이후에, "테러 계획을 알고 있는 테러리스트의 입을 열기 위해 그를 고문하는 것조차 안 되는가?"라는 극단적인 질문에 답하는 일이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한 정도다. (*주: 2010년에 출간된 <Why Not Torture Terrorists?(테러리스트를 고문하면 안 될까?)>가 이 질문에 답하는 대표적인 책이다.)


반면에 감시의 문제는 훨씬 복잡하다. 2년 전부터인가 국세청 사이트에서는 1년 동안 사용한 모든 신용카드의 사용액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합산해준다. 그것을 출력하여 국세청에 제출하면 신용카드 공제를 적용하여 환급금을 지급한다. 복잡한 연말정산이 클릭 몇 번으로 해결되는 순간, 여러 신용카드 회사에서 보유하고 있는 정보가 국세청에 공유되었으며, 만약 그 정보들이 하나로 모인다면 신용카드 사용자의 1년의 삶을 고스란히 추적할 수 있다는 끔찍한 사실을 잊게 된다. 여기서 '편리함'은 현실에서 쉽게 인지되지만, 신용카드 정보의 집적과 유출의 위험은 '설마'하는 '예외'로 여겨질 뿐이다. 감시를 산업화하는 업체들과 그것을 부추기는 정부의 전략도 감시의 문제를 '예외적인 것'으로 만들고, 감시 사회의 혜택을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이러한 감시 사회에 맞서려면, 그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감시 사회가 우리의 자유와 권리를 위협하고 있으며, 그 위협은 '우연적 사고'가 아니라 '일상'임을 밝히는 것이 바로 '감시 연구'의 핵심적 과제다. 이 책이 끈질기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도 바로 감시 사회의 해악이 그 혜택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수많은 사례들을 다루면서도 이 핵심적 주장을 일관성 있고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있다는 점은 무척 인상적이다. RFID나 안면인식 등 각종 감시 신기술에 대한 소개도 직관적이고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서술되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감시 기술을 알아야 그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기술의 놀라운 진보와 혜택에 집중하는 광고에 맞서, 그 '기술적 맹점'을 대중적으로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


다만 한 가지, 이 책의 사례들은 대부분 해외 사례들이이다. 어느 주제나 다 그렇겠지만 한국 고유의 맥락을 다룰 때 어떤 주장이 더 큰 생명력을 가질 수 있다. 한국의 시민들이 감시 사회의 문제를 인지하기 위해서는 영국의 CCTV 문제보다 서울 시내버스에 설치된 CCTV의 문제가, 구글이나 애플의 문제보다는 네이버나 다음의 문제가 훨씬 생생하게 와 닿는 것은 당연하다. 이 책이 원서에 없는 한국의 사례들을 정리하여 곳곳에 끼워 넣고, 참고할 만한 국내 자료까지 부록으로 넣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문고판으로 200쪽도 안 되는 원서가 300쪽이 넘는 번역서로 재창조된 사정이기도 하다.


감시 사회의 한국적 맥락에 좀 더 깊숙이 들어가기 해서는 <감시 사회: 벌거벗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한홍구 외 지음, 철수와영희 펴냄)가 도움이 될 것이다. 각기 다른 분야를 전공한 개성 강한 저자 다섯 명이 한국 현대사, 상업적 감시, 신자유주의, 프라이버시권, 신분증 제도 등의 주제를 한국의 맥락에서 풀어내고 있는 책이다. 다만 다섯 명의 저자가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만든 저술이라 전체적인 일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감시 사회의 한국적 맥락을 다루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감시 사회의 한국적 특수성이 비교적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가 그간 타율적 근대화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한 근대정신이 일상적 삶에 착근될 여유를 갖지 못했고, 이것은 '자유'나 '인권'이 '편리', '안전', '안보' 등에 의해 손쉽게 밀려날 수 있는 사회 역사적 조건을 제공했다. 또한 급격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기술'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극적으로 경험했고, 최근에는 IT 산업의 빠른 성장을 즐기고 있다. 이것이 국가의 감시와 통제나 '감시 산업'이 시민 사회의 큰 저항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이 CCTV 감시, 생체 정보 수집, 개인 정보 수집, 주민등록제도 등에서 가장 발전된 감시 통제 시스템을 갖추었지만, 그 과정에서 별다른 반발에 부딪히지 않은 것은 저간의 사정에 기인하는 것일 터다.


최근 몇 년 동안 새로운 문제의 양상도 등장했다. 저성장 신자유주의 시대 사회 정책의 실패를 감시와 통제의 강화로 만회해보려는 불순한 의도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학교 폭력의 문제를 CCTV 설치로 해결하려고 한다든가, 사회 정책의 실패로 발생하는 일상의 범죄들을 생체 정보 수집 등으로 통제하려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이러한 대안들이 문제의 궁극적 해결에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하고 감시와 통제만 강화되는 최악의 결과를 낳는다. 얼마 전 보도된 CCTV의 무용성에 대한 지적이 그 생생한 예이다. 게다가 그 대안이 심지어 '고화질' CCTV를 좀 더 '촘촘하게' 설치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불순한 의도에 맞서는 것은, 감시와 통제에 대한 반대이기도 하지만 사회 정책의 방향을 바로 잡는 것이기도 하다.


기술의 발전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 혜택을 누릴 권리도 있다. 그만큼 더 행복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이 감시 통제 사회를 구축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한다면 그 행복이 과연 진정한 혜택인지 의심해보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한 편에는 국가 권력과 사적 권력이 자리 잡고 있고, 이에 맞서는 시민 사회의 힘은 미약하기만 하다. 속수무책 당하기만 하지 않으려면 감시 사회에 대항하는 시민적 연대가 요청된다. 감시 사회의 문제에 대한 시민적 동의 수준을 높이고, '다른 대안'이 가능하다는 것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가 필요하다. 결국 시민 사회의 분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동안 척박한 현실에서 감시 사회의 문제를 고발해왔던 소수의 활동가와 연구자들을 든든하게 지원해줄 이 두 권의 책의 출간을 환영하고 싶다.



출처: 프레시안, 2013.3.15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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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R. 선스타인, 박지우/ 송호창 옮김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2009, 후마니타스)
카스 R. 선스타인, 이기동 옮김 <루머>(2009, 프리뷰)
카스 R. 선스타인, 이정인 옮김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2011, 프리뷰)

 

표현의 자유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지난 12월 정봉주 전 의원이 징역 1년형을 받고 수감되었다. 선거법상 허위사실유포죄가 죄목이었다. 판결이유에 대한 근거 없는 추론들을 배제하고 나면, 이 문제는 결국 ‘표현의 자유’의 문제이다.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허위사실공표를 처벌해야 한다는 입장과 선거에서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이 대립한 가운데, 법원은 전자에 무게를 실은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철학적으로 옹호하는 고전은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이론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근래에 출판된 선스타인의 저작들이 눈길을 끈다. 그 중 "우리는 왜 극단에 끌리는가“, ”왜 사회에는 이견이 필요한가“, 그리고 “루머”가 바로 표현의 자유의 한계 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행태경제학의 관점으로 법을 분석하는 독특한 방법론을 선보인 법학자로서, 현재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학자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특히 그는 ‘자유주의적 후견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를 정치철학적 배경에 두고, ‘선택 설계자’(choice architect)로서 국가(법)규제모델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선스타인은 여론형성과정에서의 ‘사회적 폭포효과’와 ‘집단극단화 현상’을 경계한다. 사회적 폭포 효과는 자신의 지인들이 어떤 루머를 믿으면 자기도 그 루머를 믿게 되는 경향을 말하고, 집단극단화는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 더 극단적인 생각을 갖게 된다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가장 공격적인 해법은 바로 ‘검열’이다. 국가가 나서서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들을 솎아내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취해온 방식이 이에 가깝다. 국가에 위협이 되는 풍자를 한 자(G20 포스터 사건, 박정근 사건 등)나,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자(PD수첩 사건, 미네르바 사건 등)를 처벌하고, 심의를 통해 불건전한 정보를 차단(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등)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선스타인은 검열에 찬성하지 않는다. 표현의 자유를 규제한다면 진실을 말하려는 사람조차도 주저하게 만드는 ‘위축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대안은 ‘사상의 자유 시장’에 내버려두는 것이다. 사람들이 균형 잡힌 정보를 접하도록 하고, 진실을 아는 사람들이 스스로 수정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사상의 자유 시장에서는 경쟁력 없는 정보가 자연스럽게 퇴출되기 때문에 굳이 국가가 나서서 규제하거나 검열할 필요가 없다. 또한 이러한 방법이야말로 쏠림현상이나 극단주의를 막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우리도 종종 ‘사상의 자유 시장’의 힘을 목도한다. 인터넷에서는 종종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지만,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네티즌들의 검증을 통해 자연스럽게 퇴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른바 인터넷의 ‘자기교정능력’이다. 지난 12월 헌법재판소는 트위터 등을 규제하는 선거법이 한정위헌이라고 결정하면서 “인터넷은 개방성 등을 기본으로 하는 사상의 자유 시장에 가장 근접한 매체”, “매체 자체에서 잘못된 정보에 대한 반론과 토론, 교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인터넷 자유시장의 자기교정능력은 이제 ‘국가적 공인’을 받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사상의 자유 시장은 ‘절대선’인가? 선스타인은 사상의 자유시장론이 초래하는 위험 또한 경계한다.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루머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거나,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해를 끼치는 경우를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루머를 통해 국가에 대한 신뢰가 근거 없이 훼손되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봉주 전 의원의 무분별한 허위사실공표가 공정선거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유죄를 선고한 판결은 정당한 것인가? 선스타인의 대안은 진실을 말하려는 자를 위축시키지는 않으면서도, 악의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시키는 자는 어느 정도 위축시키는 적절한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면서도, 무책임하게 루머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어느 정도 ‘위축’시킬 필요도 있다는 주장이다.

 
다시 정봉주 사건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선거법에서, 선스타인이 얘기하는 ‘일정한 수준의 위축효과’는 어떻게 구현될 수 있을까? 일각에서는 허위사실공표죄를 폐지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그럴 경우 악의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자를 ‘위축’시킬 효과적 방법 또한 잃게 된다. 그렇다고 (정봉주 사건처럼) 의혹제기 수준의 발언까지 처벌한다면 과도한 위축효과가 우려된다. 그렇다면 허위사실공표죄는 유지하되, 그 요건을 강화하는 것이 해법일 수 있다. “공표한 사실이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었거나 공익을 위한 것이고 공적 여론 형성에 필요한 것일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법조문에 추가하여 허위사실공표죄의 적용을 제한하는 것이다. 일명 ‘정봉주법안’이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고, “표현의 자유를 위한 연대”라는 이름으로 모인 인권활동가와 연구자들도 그 취지에 대체로 동감한다. 악의적인 허위사실 유포자에 대한 처벌 여지를 남겨두되, 그 남용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일정한 수준의 위축효과’만을 유지하자는 것이다.  

올해는 중요한 선거가 두 번이나 실시되는 해이다. 선거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를 보장할 것이며, 어떤 수준의 규제를 할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대법원은 정봉주 유죄판결을 통해 ‘규제’ 쪽에 한 발을 걸쳤고, 헌법재판소는 공직선거법 한정위헌 결정을 통해 ‘자유’ 쪽에 힘을 실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하루 빨리 이 논의에 뛰어들어야 한다. 새로운 규칙에 입각하여 선거를 치르려면 시간이 많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선스타인의 이 세 권의 책부터 후딱 읽고 머리를 맞대보면 어떨까? 다행스럽게도 세 권 모두 술술 읽히는 책들이다. 책에 소개되어 있는 생생한 사례들을 쫓다 보면 지루할 틈도 없다. 저자의 수미일관한 논리가 설득력 있는 사유의 틀을 제공한다.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 든든한 조력자를 만난 느낌이다.

출처: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2012년 1월
 
http://hrights.or.kr/technote7/board.php?board=hongsungsu&command=body&no=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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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2.03.20 16:3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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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거부자'들이 군대를 거부한 진짜 이유
[서평] 임재성의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병역거부가 말했던 것, 말하지 못했던 것>


대학의 한 강의실. 오늘은 학생들과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해 얘기해보기로 했다. 예상대로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쟁점들을 언급하기가 무섭게 교실은 술렁인다.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학생부터, 거부감을 표출하는 학생까지 다양한 반응이 나온다. 하지만 병역거부자들의 '인권'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풀어가면, 논의는 의외로 쉽게 정리된다.
 
 
국제인권기준과 세계적인 현황이 '분단상황의 특수성'을 서서히 제압한다.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이 한 마디에 '글로벌 코리아'의 꿈돌이 학생들이 생각을 바꾼다. 군대보다 길고 힘든 대체복무제는 악용가능성도 거의 없다는 말로 안심을 시키고, 실제로 우리 국방력에도 전혀 지장이 없다는 말로 논의의 '쐐기'를 박는다. 정연한 논리와 구체적인 대안의 제시! 이제 찜찜했던 마음까지 모두 사라진다.
 
 
"그래, 이제 우리 사회도 소수자에게 그 정도 관용은 베풀어야지…."
 
 
물론 우리 사회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가 나의 강의실에서처럼 그렇게 순조롭게 진행되진 않는다. 병역은 여전히 우리 사회의 마지막 성역이기 때문이다. 논리로는 감당할 수 없는 감정적인 반응까지 설득하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대체복무제는 결국 도입될 것이다. 이번 정권 들어 정부정책이 후퇴한 듯 보이지만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이 정도 수준에 오기까지 병역거부운동에 함께 한 수많은 당사자와 운동가들의 싸움이 있었다. 그리고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훌륭한 책들과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병역거부운동은 황무지에서 출발했지만 그들의 그런 노력 덕에 우리는 병역거부운동에 눈을 뜨게 되었고, 언젠가는 그 성과가 대체복무제라는 진전으로 이어질 것이다. 5년이 걸릴지, 50년이 걸릴지 알 수 없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논의는 여기까지였다. 임재성의 책, <삼켜야 했던 평화의 언어: 병역거부가 말했던 것, 말하지 못했던 것>은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논의를 시작한다. 스스로 병역거부자였던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병역거부자들에게 "삼켜야 했던 그 무엇", "말하지 못했던 것"이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바로 반전과 평화였다.
 
병역거부자였던 저자가 말하지 못한 건...
 
그들은 대체복무제 도입을 주장해 왔지만, 사실 그렇다고 병역의무이행자들이 수행하는 전쟁이 옳다고 얘기했던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징병제보다는 모병제가 낫다고 얘기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직업군인들의 전쟁이 정당하다는 얘기는 아니었다. 그들이 진정으로 말하고자 했던 것은 '대체복무를 도입해 달라'는 것을 넘어, 전쟁에 대한 반대와 평화에 대한 갈망이었다.
 
저자는 '평화'를 말하고 있지만, 평화론이나 정전론과 같은 '논리'를 끌어들이지 않는다. 대신, 그는 병역거부자들의 고통과 감정을 통해서 접근하는 "'공감'이라는 평화학의 방법론"을 택한다. 이를 위해 그는 병역거부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렇게 저자가 포착한 병역거부자들의 모습은 '투사'가 아닌 '인간'이다. 그에게 병역거부자들은 기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기자회견을 하고, 세상 두려울 것 없다는 듯 경찰서에 자진 출두하고, 법정에 서서 대체복무제 도입의 정당성을 멋지게 연설하는 전사나 투사가 아니었다. 아니 그들에게는 '전사'나 '투사'같은 피비린내 나는 수식어 자체가 부당했다.

그들은 그저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죽이나요?"라는 당연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일 뿐이었다. 그들은 영혼을 가진 인간으로서, 다른 인간에게 총을 겨눌 수 없다고 절규하고, 침략전쟁에 힘을 보탤 수 없다고 분노하는 인간이었다. 그들의 그런 인간적 모습에서 우리는 '전쟁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그 어떤 거창한 이론보다 급진적이고 그 어떤 실천보다 적극적인 반전·평화운동의 '자원'이 될 수 있다.

그들의 정당한 분노에 '공감'하는 순간 우리는 이미 반전평화운동에 가장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그들은 이제 피해자로서 인권을 보호받아야할 수동적인 객체가 아니라 반전평화운동의 적극적인 주체로 등장하고, 병역거부운동은 '인권운동'에서 '평화운동'으로 전환된다. 저자는 이 역사적 전환을 '주장'하는 대신, 그 전환이 이미 시작되었음을 병역거부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고 전한다.
 
투사가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담은 책
 
 
하지만 이 책은 병역거부자와의 대담집이나 소견서 모음집이 아니라 엄연한 연구서이다. 병역거부자들과 공감하고자 하는 것은 '평화학의 방법론'의 일환으로 시도된 것이다. 그동안의 병역거부운동의 담론들도 잘 정리되어 있고, 인권학이나 평화학의 이론적 논의들 또한 병역거부자들의 목소리 사이에 체계적으로 정렬되어 있다. 그런데 이 책이 '연구서'라면 한 가지 중대한 문제가 있다.
 
그것은 이 책이 주로 '정치적 병역거부자'들의 목소리만을 담고 있을 뿐, '여호와의 증인' 신도들이 남긴 유산과 그들의 목소리를 사실상 배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추측컨대, 그동안 병역거부운동의 주체가 특정종교의 신도들이었다는 세간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적 선택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만약 그렇다면 저자는 그 선택의 정당성을 충분히 설명했어야 했다. (책의 '후기'에서처럼) '이해와 용서'를 통해 넘어갈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다시 강의실이다. 이번에는 헌법과 인권이라는 '안전한 언어' 대신, 평화라는 '위험한 언어'에서 시작한다. 전쟁이 정말 인류의 필요악인지에 대한 도발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 국방에 아무런 지장이 없으니…'라는 논거 대신,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라는 발칙한 질문을 던져본다. 대체복무제 도입 논리에 압도당했던 학생들도 이번에는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연한 '논리' 대신, 병역거부자들이 진정으로 말하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를 얘기해보려고 한다.
 
총을 들 수 없다며 몸을 부르르 떠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폭력과 전쟁을 두려워하고 그것에 저항했던 그들의 지극히 인간적인 목소리를 들려줘야 겠다. 우리가 그 이야기들에 공감할 수 있다면, 거기에서 이미 급진적인 평화운동이 시작된 것이다. 이 책을 챙겨갈 것이다. 그리고 병역거부자의 소견서 한 자락을 읽어주는 것으로 오늘의 수업을 시작한다.
 
"제가 들어야 할 총은 누구를 겨누고 있습니까. 그 총이 슬픈 눈물을 간직한 사람들을 향한다면, 그 사람이 있음으로 인해서 한 사람이라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을 겨누고 있다면, 저는 총을 들 수 없습니다." (김태훈의 병역거부 소견서 중)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인권연대 웹진 '사람소리' 제352호 (2011.03.30)에 실린 글을 수정보완한 것입니다


* 출처: 오마이뉴스, 2011년 4월 8일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548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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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자 인권연대, 지승호 <후천성 인권결핍사회를 아웃팅하다: 두려움에서 걸어나온 동성애자 이야기>(2011, 시대의 창)
 

‘이론’보다 중요한 ‘현실’이 여기 있다
 

 10년 전 일이다. 다들 작업에 나갔고, 병장이었던 나와 김 이병만 남게 되었다. 그날따라 심하게 무료했던 나는 뭔가 놀거리를 찾다가, 김 이병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시에는 개념조차 생소했던 군대 내 인권교육이 건군 이래 최초로 실시되는 순간이었다! 김 이병에게는 ‘신종 가혹행위’로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질문을 던졌다. “너 동성애 어떻게 생각해?” 김 이병이 군기가 바짝 든 목소리로 우렁차게 대답했다. “이병 김○○!, 답변드리겠습니다!” “저는 소름 끼칩니다! 정말 너무너무 싫습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오호라 ... 이 놈 봐라. 너 딱 걸렸다. 내가 오늘 너를 사람 만들고 만다!” 나는 뒤늦게 입대한 덕에 나이가 무려 28세에 이르는 병장이었고, 상대는 이제 입대한 지 세 달 남짓 된 20살의 이등병이었다. 이건 뭐 객관적인 전력 상 비교가 안되는 게임이었다. 나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해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평소에는 “네 알겠습니다” 말고는 별 말이 없던 김 이병이 웬일인지 이 날은 조심스레 반론도 제시했고,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도 지었다. 하지만 나는 정연한 논리와 화려한 수사를 동원해 가며, 김 이병을 설득해 나갔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흐르고 나는 의기양양한 얼굴로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얘기들은 소감 말해봐라.” 김 이병이 대답했다.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알겠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저는 그래도 동성애자가 싫습니다.” 허걱.... 세 시간 넘게 침을 튀겨가며 설명한 나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이었다.

그 후에도 몇 차례 애기를 나눠봤지만, 김 이병의 “그래도 저는 싫습니다”는 마음을 돌리기는 쉽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 사건이었다. 병장이 이등병을 상대로도 세 시간 넘게 설명을 해도 설득할 수 없는 문제라면, 그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 아니겠는가? 인권교육 현장과 대학에서 비슷한 경험을 하곤 한다. 동성애자를 차별해선 안된다는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죄악’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게 논리적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성애자를 인격적으로 존중하고, 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평범한 구성원으로 인정하기까지 나아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 “그래도 나는 싫다“는 마음까지 털어내지 못한다면, 그 편견이 다시 차별적 관행으로 부활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감성을 울리는 영상물을 활용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실제로 강의시간에 동성애에 대한 논의를 지난하게 소개하기 보다는, SBS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의 동성애 컷을 편집하여 보여주고 나면, 논의가 훨씬 쉽게 진전된다. 감성이 열리면 지식의 전달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평’에 이렇게 서두가 길었던 이유는 간단하다. 책의 내용을 장황하게 소개하는 게 별 의미가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간단한 소개까지 생략할 수는 없다. 이 책은 전문인터뷰어 지승호가 동성애자인권연대의 활동가/ 회원을 인터뷰한 것이다. 한마디로 ‘이론’보다 중요한 ‘현실’이 담긴 책이라고 평하고 싶다. 인터뷰 자체가 워낙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고, ‘사진과 기록’, 각 장마다 실린 전문가의 ‘보론’ 등이 다채롭게 구성되어 있는 등 책의 전체적인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생각난 김에 김 이병에게 연락을 해봐야겠다. 그는 여전히 그 때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김 이병을 다시 만나면, 이번에는 세 치 혀를 현란하게 놀리는 대신, 이 책을 손에 쥐어줘야겠다.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책을 읽고 나면, 그의 생각도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10년 전 내가 실패했던 그 일을 이제 이 책에게 한번 맡겨보고 싶다.


출처: 인권연대, 사람소리 
http://hrights.or.kr/technote7/board.php?board=hongsungsu&command=body&no=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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