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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_mass media61

[칼럼] 법관 공직 진출의 문제 [아침을 열며/3월 19일] 법관 공직 진출의 문제 방송통신위원장에 현직 고위 법관이 내정되었다. 이전에도 현직 법원장과 대법관이 감사원장에 임명된 사례가 있었으니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관행이 사법의 독립성 확보와 신뢰 회복에 역행한다는 점이다. 퇴임 후 전관예우라는 고질적인 병폐가 점점 해소되어 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문제가 하나 추가된 것 같은 느낌이다. 판결에서 법관의 주관적 판단이 완전히 배제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출되지 않은 권력인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신뢰하는 이유는 대략 두 가지 정도다. 먼저, 판결의 설득력이다. 판결이 치밀한 논증을 통해 시민들을 설득할 수 있어야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형식적인 측.. 2014. 4. 29.
[칼럼] 좋은 판결, 나쁜 사회 [아침을 열며/2월 26일] 좋은 판결, 나쁜 사회 며칠 전,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무죄구형을 했다는 이유로 정직 4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은 임은정 검사에 대하여 징계 취소 판결이 내려졌다. 비단 이 문제뿐만 아니라, 세상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은 법원의 중요한 임무 중 하나다. 법원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시각에서 문제를 바로 잡아 주기에 사회가 갈 길을 잃고 방황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을 진정시키고 나니 왜 자꾸 이런 일이 법원에 의해서 해결되어야 하는지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법원의 역할은 생각보다 제한적이기 때문에 드는 생각이다. 첫 번째는 시간의 문제다. 재판은 기본적으로 느리고 원칙적으로 사후판단에 한정된다. 1심만 해도 수개월이 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2심을 거쳐 .. 2014. 4. 29.
[SBS 인터뷰] 김연아 열애설 보도와 프라이버시 오늘 아침 SBS 라디오에서 김연아 연애 보도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평소 소신대로, 이 보도 자체보다 프라이버시가 위축되어가는 전반적인 흐름에 대한 우려를 이야기했습니다. 아무리 유명인이라고 해도 본인이 예측(통제)가능한 범위 내에서 사생활 보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고요.관심있는 분들은 링크를 클릭해 보시고요. http://news.sbs.co.kr/section_news/news_read.jsp?news_id=N1002285757 시간관계상 생략한 부분은 1) 상대방의 실명과 사진까지 다 보도한 것은 또 다른 문제다. 2) 보도 타이밍에 관해서는 김 선수가 사실상 이미 일반인이 되었고 평범한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시점인데 오히려 더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는 지적이었습니다. 상대방은 .. 2014. 3. 10.
[칼럼] 주민등록번호, 시민 손에 달렸다 [아침을 열며/2월 5일] 주민등록번호, 시민 손에 달렸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부교수 최근에 터진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문에 민감해져서인지 오늘따라 스팸 문자가 유독 짜증스럽다. 어디선가 내 휴대폰 번호가 떠돌아다닌다는 것은 확실한데, 주민등록번호의 경우에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주민등록번호 유출은 어떤 개인정보보다도 큰 문제를 야기한다. 예컨대, 휴대폰번호나 신용카드번호가 유출되었다면, 번호를 바꾸는 식으로 추가 피해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에는 그런 방법이 안 통한다.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실 그동안 너무 익숙하게 사용되어 와서 그렇지, 전 국민에게 태어나자마자 평생 바꿀 수 없는 번호를 부여한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한 것이다. 1960년대 무장공.. 2014. 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