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일 MBC 라디오 "김창옥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에서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방송국에서 인터뷰를 녹취한 내용인데, 중간에 불분명하게 말한 부분이 있어서 인터뷰 후에 제가 말한 부분은 수정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요즘 나경원법이라는 거 들어보셨습니까? 얼마 전에 정봉주법이 한창 화제였죠. 이를 테면 지난 대선 때 BBK 사건과 관련해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고 해서 정봉주 전 의원이 대법원에서 유죄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하고 있는데 그와 관련해서 야권에서 허위사실 공표죄의 구속요건을 강화해서 처벌을 어렵게 하는 정봉주법을 제정하겠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됐었는데 이번엔 나경원법입니다. 이 얘기는 뭐냐 하면 한 시사주간지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가 연회비가 1억 원이나 하는 피부숍을 이용한다 하는 보도를 하면서 불거진 건데 이것 때문에 이제 선거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는 그런 입장에서 훨씬 엄격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이런 주장을 담고 있는 겁니다. 이게 바로 나경원법인데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홍성수 :
예, 안녕하십니까?

☎ 김창옥 / 진행 :
오늘 경찰이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사실은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어서 연회비 1억은 없고 3천만 원이 최고였고 나 후보가 모두 550만 원 정도를 내고 이용을 했다 하는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또 시사주간지 쪽에서는 아니다, 우리는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고 하면서 진실공방 같은 양상으로 번져가고 있는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 홍성수 :
일단 시사인 측의 주장은 녹취록을 근거로 한 것이구요. 경찰의 경우에는 압수수색한 회계장부를 근거로 해서 얘기하는 것 같은데요. 어느 쪽이 사실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일단 경찰의 발표가 전부 맞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의 경우에는 시사인 측에서 악의적으로 보도하지 않는 한 형사처벌의 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왜 이런 수사결과를 중간에 발표했는지 거기에서부터 저는 좀 의문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시사인은 오늘 일단 반박하는 기사를 또 계속 했더군요.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인데요.

☎ 홍성수 :
시사인 측 보도에 따르면, "고소가 진행된 후에 한 달 정도가 지난 후에 압수수색을 했고 따라서 중간에 기록이 조작되었을 수도 있다"는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고요. 또 녹취록에 따르면 병원장이 분명히 1억원을 언급했다는 것이구요. 잠깐 전에 보니까 관련된 동영상이 지금 업로드가 되어있는 상태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사실 이 보도가 선거를 지금 한 4일 정도 앞둔 지점에서 보도가 나왔고 그 무렵이 굉장히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고 일반적으로 관측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거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렇게 짐작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게 그만큼 관심이 많이 집중되는 건데요.

☎ 홍성수 :
예, 그러니까 일단 원칙적으로 보면 선거에서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는 당연히 엄단을 해야 되구요. 다만 선거 과정에서 후보를 검증하다 보면 어느 쪽이나 의혹을 제기할 순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 진실은 아니지만 진실이라고 생각되는 그런 문제에 대해서 발언할 수 있어야 되구요. 그런 과정을 통해 검증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약 이런 과정들이 규제된다면 선거자유 자체가 봉쇄되기 때문에, 결국 그 경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이냐, 이것이 핵심적인 쟁점이 돼야 될 것 같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당시 박원순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았던 우상호 전 의원 같은 경우에 이번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서 나는 피부숍 1억이라고 규정한 바가 없다, 그냥 보도를 보고 그대로 실체를 규명하라고 촉구했을 뿐이다, 이렇게 얘기가 되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 사실 이제 제3자가 하고 정당이나 또는 후보 쪽에서 이런 것을 확대재생산하고 하는 이런 구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홍성수 :
일단 우상호 의원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단정적인 문구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어떤 사실을 공표한 게 아니라 의견을 제시한 것이고 의혹을 제기한 거다, 이런 점을 강조했다고 보여지는데요. 중요한 건 설사 단정적으로 허위사실을 말했다고 해도 항상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면 이 대법원 판례를 하나 소개를 해드리면요. 그 취지가 어떤 의혹이 진실인 것을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설사 그 의혹 제기가 진실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허용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설사 시사인의 보도가 나중에 허위라는 것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졌다라고 하더라도, 시사인 기자가 이게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엇다면 처벌받지 않는다는 것이 일관된 판례의 입장입니다.

☎ 김창옥 / 진행 :
결국 이제 나중에 결국 법리논쟁으로 가면서 상당성, 상당한 이유가 있느냐의 상당성을 판별하는 여러 가지 그 요건들이 또 있는데 말이죠. 그건 차치하고 지금 보면 정봉주법, 소위 정봉주법과 나경원법, 그러니까 정반대 입법 방향 아니겠습니까?

☎ 홍성수 :
맞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 처벌을 훨씬 더 어렵게 하고 처벌을 어렵게 해야 한다는 것과 훨씬 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것 두 가지가 이제 이렇게 동시에 지금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논란 어떻게 보십니까?

☎ 홍성수 :
일단 나경원법은 아직 구체적으로 안이 나온 건 아니라, 명확하지 않습니다만, 대략 언론보도를 통해서 보면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또 그에 힘입은 당선을 무효로 시킨다, 이렇게 돼 있는데요. 일단 저 같은 경우에는 허위사실 유포죄는 지금 법정형으로도 충분히 강한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보구요. 그 다음에 그 영향을 받은, 그러니까 허위사실 유포가 당선에 영향을 미쳤으면 무효로 한다는 건데, 사실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으면 무효로 할 것인지를 법적으로 어떻게 따지긴 상당히 어렵다고 봅니다. 더 자세한 것은 입법안이 구체적으로 나와야지만 논평이 가능할 것 같고요. 정봉주법 같은 경우에는 박영선 의원이 법안으로 제출이 되어있는 상태인데요. 그 안에 따르면 기존에 공직선거법 조항을 두면서 "허위사실을 공표하거나 공표하게 한 자"라는 구절 앞에 "허위사실임을 알고 후보자를 비방할 목적으로"라는 조항을 추가함으로써 남용을 막고 특히 정봉주 의원 같이 문제제기하는 수준의 발언은 처벌하지 않는 방향으로 법조문을 변경하는 그런 법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일반적인 명예훼손 또는 허위사실 유포와 선거국면에서의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가 같은 측면에서 같은 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습니까? 아니면 달리 봐야 합니까?

☎ 홍성수 :
사실은 두 가지가 겹치는 건데요.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명예훼손으로 소송을 하기도 하고요. 어떤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에 허위사실 공표죄를 가지고 소송을 제기하기도 하는데요. 어쨌든 법조문은 조금 다르게 구성돼 있습니다만, 핵심적인 것은 어느 정도 수위의 이 발언을 규제하는 것이 민주주의와 어떤 선거의 자유원칙에 합당한 것이냐, 여기에 관한 논쟁이라는 점에서는 두 법조문이 크게 다르다고 볼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그런데도 이제 하나는 처벌을 훨씬 더 엄격하게 하자는 쪽으로 이야기가 나오고 한쪽은 처벌을 완화내지는 어렵게 하자는 쪽으로 얘기가 나오니까 듣는 입장에서는 좀 헷갈릴 수밖에 없는 거죠.

☎ 홍성수 :
예, 맞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허위사실 유포나 이런 문제에 대해서 이제 특히 요즘 SNS가 발달하면서 워낙 전파 속도도 빠르고 선거라는 날짜가 정해져 있고 선거운동기간이 정해져 있는 그 기간 동안에는 피해를 회복할 시간이 전혀 없지 않느냐, 그런 측면에서 약간 더 처벌을 강화하고 엄격하게 규정하면서 세세하게 해야 한다는 주장 쪽도 일견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 홍성수 :
그러니까 선거라는 국면에서 빠르게 그걸 교정할 수 없다는 건 아무리 법정형을 높여도 사실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 현행 허위사실 공표죄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이렇게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그걸 10년 이하로 하면 좀 더 예방효과가 클 거다,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전 무리라고 보고요. 어쨌든 이 정도의 어떤 징역형이 있으면 악의적으로 정말 허위임을 알면서 그렇게 보도하거나 그런 것을 호도한 사람들은 얼마든지 처벌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요. 다만 그 의혹제기라는 것이 굉장히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 애매한 부분은 사실은 선거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검증되면서 퇴출되는 방식의 방법을 택해야지 그것을 사전적으로 어떤 규제를 하거나 검열을 하거나 강한 처벌을 통해서만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저는 방법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선거를 우리가 치르면 4년이든 5년이든 말이죠. 결과를 웬만하면 돌이킬 수 없는 그런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서 표현의 자유와 또 그 허위사실이나 명예훼손의 문제, 또는 후보자 검증, 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우리가 알 권리, 그것과 또 바른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권리, 이런 것들의 조화, 이런 것들은 어떻게 보십니까?

☎ 홍성수 :
네 자유와 규제의 경계에 대해 활발하게 토론해야 하고, 또 합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합의결과에 따라 올해 두 번의 중요한 선거에 적용되어야 할 겁니다. 다른 나라의 사례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 원칙으로 봤을 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악의적인 보도, 또는 허위의 사실임을 알고 보도/발언한 경우에만 처벌하고, 나머지 문제는 자유에 맡기는 쪽이 낫다고 봅니다. 물론 부작용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겠지만, 어느 쪽이 부작용이 더 크냐 라고 했을 때는, 저는 규제로 인한 부작용이 더 크다고 봅니다. 부정적인 부분은 우리가 시민사회에서 의견 교환하는 과정에서 걸러내면 되구요. 명백하게 악의적인 허위사실인 경우에만 처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저는 맞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과도한 규제보다는 자정 노력과 성숙한 시민의식, 이런 것이 더 낫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홍성수 :
예.

☎ 김창옥 / 진행 :
알겠습니다.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홍성수 :
예, 고맙습니다.

☎ 김창옥 / 진행 :
지금까지 숙명여대 법학부 홍성수 교수였습니다.
Posted by transpro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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