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18%, 가구소득 2000만원 미만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5/16/2015051600011.html
흥미로운 기사네요. 한편으로 제가 주장하던 바와 일치합니다. "저소득자에게 로스쿨은 오히려 유리한 제도다." 하지만 여전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로스쿨은 중(하)위 소득자에게 심각한 진입장벽이 있다"라는 것도 입증하는 자료인 듯 합니다. 로스쿨 진학을 지도했던 제 경험상, 로스쿨 진학을 결심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중(하)위소득자입니다. 저소득자들에게는 (특히, 고시에 비해) 오히려 기회가 있고요.
기사에 따르면, 신입생 152명 중 93명이 장학금을 신청했고, 이 가운데 가계소득이 2천만원 이하가 28명, 2천-3천만원이 7명, 3천-4천만원이 5명, 4천-5천만원이 5명, 5천-6천만원이 1명. 기사대로라면, 152명 중 106명의 가계소득이 6천만원 이상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제가 예전부터 주장한, 소득 2천-5천만원 정도의 애매한 중하위 소득 가정에게 심각한 진입장벽이 있다는 것이 어느 정도 맞을 수 있을 겁니다. 전체 가구 중 소득 2천-5천만원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한 데에 비해, 이 가구에 속하는 학생의 비율은 훨씬 적은 것(152명 중 17명?)으로 추정되니까요.
예전에 썼던 제 글 참조: "로스쿨과 사법시험 - 중위소득자에 대한 진입장벽의 문제"
http://transproms.tistory.com/130
물론, 중위 소득자 가운데 사정에 의해 장학금 신청을 안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기타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은 잠정적인 추론에 불과함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이 정도의 자료를 놓고, 기사 제목처럼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18%, 가구소득 2000만원 미만"이라는 사실에만 주목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오히려 이런 자료라면 "서울대 로스쿨 신입생 중하위 가구소득자 거의 없어..."라는게 더 핵심인 것 같은데 말이죠. 가구소득 2천만원 미만인 사람이 18%나 차지하는 상황에서 '귀족학교'라는 식으로 공세를 퍼붓는 것은 어이 없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현재 로스쿨이 사회계층이동문제에 있어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합니다. 적어도 저 기사에 나온 자료를 토대로 보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