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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사회_UK

영국은 EU를 탈퇴할 것인가?

by transproms 2015. 5. 27.


영국은 EU를 탈퇴할 것인가?


1. 대충 돌아가는 꼴을 보니 반반 정도일 듯 하네요. 영국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역시 '이주자' 문제. EU 가입국은 EU회원국 국민들에게 어떠한 차별도 해서는 안됩니다. 임금을 적게 준다거나, 등록금을 더 받는다거나 등등.... 그런데 최근 영국 경기가 나쁘지 않은 편이다 보니, EU 출신, 특히 동유럽 출신 이주자들이 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인 것은 사실.


2. 이 기사 (http://www.bbc.co.uk/news/uk-politics-32816454)에서 보듯이, 2014년 기준으로 64만명이 들어왔고, 32만명이 나갔으니, 32만명이 늘어난 것이고, 이중 28만명은 일자리를 구하러 온 사람들. 한 64만명 중 28만명이 EU 출신이고, 특히, 루마니아, 불가리아 이주자들이 4만6천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


3. 지난 2010년 총선에서 이주자 숫자를 10만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보수당이 공약한 바 있지만, 성과는 미미한 편. 꽤 드라이브를 걸었고 실제로 이주 통제가 강화되었지만 (제가 영국에서 지내던 2005년 즈음보다 재영 한국인 숫자도 많이 감소했더군요), 연정 파트너인 자유민주당의 견제 등으로 인해 하고 싶은 걸 다해본 것은 아니죠. 실제로 자유민주당은 자유주의 정당 답게, 테러방지법 문제 등 몇가지 이슈에서 보수당이 막나가는 것을 - 아주 약간 - 억제하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번에는 단독 집권이니 마음놓고 이주자 통제를 강화할 겁니다.


4. 그래서 일단 불법이주자 단속 같은 것부터 해보려는 모양인데, EU를 탈퇴하지 않는 이상 어차피 획기적으로 이민자수를 줄이는 건 불가능한 상황. 결국 보수당이 EU 탈퇴 국민투표를 밀어부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고.. 하지만 경제계의 반발 등 복잡한 변수가 많아서 쉽지만은 않은 상황인데.... 일단 EU하고의 협상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EU 통합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조약 등을 개정하려고 하는 모양인데, 뭐 협상이 쉬울리는 없죠. 회원국들 이해관계도 다 다르고요.


5. 영국 내부 상황도 복잡하게 돌아가는데... 일단 경제계의 우려가 있고요. 탈퇴하면 GDP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고.... 또 스코트랜드 독립을 지지하는,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스코트랜드 의석을 싹쓸이한 SNP는 "스코틀랜드는 EU 탈퇴를 원치 않는다"고 나서고 있죠. 탈퇴 국민투표를 하더라도 스코틀랜드는 별도로 하겠다는 기세에요. 스코틀랜드 독립 국민투표 부결 이후, 독립은 불건너갔나 했더니... EU 탈퇴 국민투표 시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할 것 같습니다.


6. 아무튼 2000년대 중반 무렵에만 해도, 런던시장 켄 리빙스턴이나 외무장관 로빈 쿡 같은 이들이 호기롭게 "런던의 경쟁력은 다원성에 있다", "외국학생들을 막는 것은 미친짓이다", "영국의 다원성은 영국이 살기좋은 이유 중 하나다", "영국다움(Britishness)의 미래는 영국인의 인종적 구성이 다양해진다는 것에 있다" 고 외치곤 했고, 이러한 목소리도 만만치 않게 지지를 받았는데... 이제는 한 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진 느낌.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의 총선 참패가 이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