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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도가니 공지영, (2009, 창비) 은폐의 관계망과 감시의 네트워크 공지영의 ‘도가니.’ 소설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주인공 강인호는 한 청각장애인학교에서 일하게 된다. 그곳은 열악하다 못해 참혹한 교육환경에 학생들에 대한 폭력과 성폭행이 일상화되어 있는 곳이었다. 강인호는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세상에 고발하지만, 학교와 학연과 지연으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있는 지역 언론, 경찰, 검찰, 법원의 반격에 좌절을 겪게 되고, 이 참혹한 현실에 책임이 있는 범죄자들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알 만한 사람‘만’ 아는 문제: 장애인 시설 사실 이 소설이 고발하고 있는 장애인시설문제의 ‘현실’ 자체는 전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 알 만한 사람만 알고, 대부분의 세상 사람들이 잘 모르는 문제일 뿐이다. 저자 공지영은 .. 2012. 1. 28.
[서평] 인권의 대전환 - 인권공화국을 위한 법과 국가의 역할 샌드라 프레드먼/ 조효제 역, (2009, 교양인) 인권: 법과 국가는 무엇을 해야 하나? 이미 이 서평 코너를 통해, ‘인권을 옹호하자’는 선언을 넘어서는 어떤 정교하고 체계적인 인권이론의 필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인권에 대한 고급 이론서인 은 우리 인권목록에 아주 중요한 한 자리를 차지한다. 이 책의 저자 프레드먼은 철학, 사회학, 법학, 정치학의 여러 이론적 성과들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이를 다양한 인권사례들을 통해 실증하면서, 종합적인 인권이론체계를 정초해낸다. 일종의 인권거대이론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논리로 잘 정돈되어 있고, 자칫 현학적일 수 있는 이론들이 구체적인 사례들과 잘 결합되어 있는데다가, 번역서라는 사실을 자주 잊게 만들어주는 정확하면서도 매끄.. 2012. 1. 28.
[서평] 인권 최현, (2008, 책세상) 인권과 시민권의 개념사 홍성수/ 숙명여대 법과대학 교수 더 이상 ‘인권’은 진보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내외 보수진영에서도 북한‘인권’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고, 심지어 강대국이 분쟁지역에 개입할 때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은 해당지역 주민의 ‘인권’이다. 이제 인권이라는 말 자체가 진보나 보수를 표상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인권을 옹호하는 주장이 인권에 의해 논박되는 경우도 있다. 형사피의자의 인권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는 피해자의 인권도 중요하다는 반론에 부딪히곤 하고, CCTV 설치로 인한 인권침해는 ‘범죄로부터의 자유로울 권리’와 대립한다. 최근에는 전교조 교사들의 개인정보보호권이 학부모들의 ‘알 권리’와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렇게 인.. 2012. 1. 28.
[서평] 평등해야 건강하다 - 불평등은 어떻게 사회를 병들게 하는가 리처드 윌킨슨, 김홍수영 역, (2008, 후마니타스) 부자들의 건강법 한 사회의 건강 척도는 그 사회의 인권 수준을 반영한다. 기대수명이 높다는 것은 단순히 그 사회가 ‘장수촌’이라는 뜻이 아니라, 훌륭한 사회복지체계와 보건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고, 식량이 부족하지 않고, 내전 등으로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권보장 인프라가 잘 갖추어져 있는 나라치고 기대수명이 낮은 나라는 없다. 영아사망률도 마찬가지이다. 한 사회가 어린 생명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는 그 사회의 인권 수준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권친화국가들은 예외 없이 매우 낮은 영아사망률을 보여주고 있다. 윌킨슨의 역시 한 사회의 평등과 인권의 보장 수준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고찰하고 있다. 빙빙 돌리지.. 2012.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