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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문(법)_comments(law)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요소 축소한다는 교육부

by transproms 2016. 2. 11.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요소 축소한다는 교육부>


교육부가 로스쿨 입시에서 면접 등 정성요소를 축소하고 정량요소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네요.


참조 기사: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8316


정말 최악입니다. 정성요소 활용의 절차적 불투명성과 결과적 실패에 대해서는 저도 수차례 지적했던 부분이고, 또 이것이 사시존치론 등이 불거지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 정성요소를 어떻게 정당하고 투명하게 잘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정성요소를 축소한다면, 결국 이는 '로스쿨다움'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때 '로스쿨다움'이란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적 요소를 잘 활용해서 법조인의 다양성과 실질적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로스쿨제도가 사시제도와 차별화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근데 정성적 요소를 축소한다면, 그래서 로스쿨다움을 잃어버리면 로스쿨 존립의 정당성 자체가 훼손된다고 봅니다.


교육부 방침대로라면 사실상 '리트 점수'로 줄세우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영어성적이나 학부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되면 로스쿨로서도 아주 강력한 방어논리가 생긴다는 겁니다. 저 같은 사람이 로스쿨의 입학 다양성/공정성에 문제를 제기를 해도, "우리는 점수대로 줄 세웠다" 하면 게임 끝. 예컨대, '직장경험 있는 학생이 너무 적다', '연소자만 뽑는거 아니냐?', '명문대 학부 출신만 뽑는거 같다' 등의 문제제기를 해도, "우리는 점수대로 줄 세웠다"고 하면, 아주 깔끔하게 방어가 된다는 것이죠. 사시가 이런 의미의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웠던 것과 똑같이 되는거죠. 이로써 공정성 시비는 줄어들겠지만, 더 중요한 문제제기가 뒤따르게 된다는게 문제입니다.


"도대체 로스쿨제도를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는 리트, 학부성적, 영어성적 등으로 줄을 세우는 로스쿨제도라면, 차라리 법률지식으로 줄을 세우는 사시제도가 더 낫다고 매우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 또 한가지, 점수로 줄을 세우면 로스쿨 상호간의 다양성도 사라집니다. 학교마다 각 정량요소의 반영비율의 차이 정도가 희미하게 있겠죠. 또한 변시가 이상하게 운영되면서 로스쿨 교육이 변시 대비로 왜곡되고 있어 로스쿨의 다양성은 이미 타격을 받은 상황. 이럴 바에는 그냥 사법연수원으로 통합해서 양성하는게 깔끔하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 종종 '로스쿨 입시의 정성적 요소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일단 정성적 요소가 갖는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지만, 그래도 도저히 설득이 안되는 분들에게는 항상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정성요소를 그렇게 신뢰할 수 없다면, 정성요소를 축소하라고 하지 말고, 그냥 로스쿨 제도를 없애라고 하는 것이 낫다." 위에서 쓴 내용과 같은 맥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