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사건이 '증오범죄'가 아니라면?>


답: "그렇다고 해도, 이 사건의 중요성을 훼손하지 않는다."


경찰이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밝힌 모양이네요. 어제 모르는 번호 전화가 여러통 와서 못(안)받았는데... 아마 그것 때문에 기자들이 전화한 것 같네요...;;


여튼 이럴 줄 알고 미리 여러번 강조했지만, '증오범죄'인지 여부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 이 사건에서 중심 의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증오범죄인지 아닌지에 너무 매몰되어서는 안된다고 했던 것이고요. 다시 한번 반복하면 이렇습니다. 일단 경찰이나 일부 범죄전문가들이 "혐오범죄가 아니다"라고 한 것 자체는 맞을지도 모릅니다. 법적으로 증오범죄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증오라는 '동기'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가중'처벌하는 것입니다. 즉, 새로운 구성요건을 만들어낸게 아니라 가중처벌요건입니다. 예컨대, 살인죄보다는 증오살인죄가, 폭행죄보다는 증오폭행죄가 가중처벌되는 것이죠. 근데 증오범죄인지 여부를 확정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실제로 증오범죄 성립 여부를 밝히기 어렵다는 것이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을 비판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기도 하죠. 하여간 증오범죄 성립 여부는 범죄자 심리분석이나 여러가지 정황, 피해자의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판단하는 것인데, 어쨌든 형이 가중되는만큼 신중하게 판단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도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라는 원칙이 적용되겠죠. 그러다 보면 사회적 맥락에서 봤을 때는 증오범죄라고 볼 수 있는데, 범죄학적 관점이나 법적 관점에서는 증오범죄가 아닌 경우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애초에 이 사건을 중요하게 봤던 이유는 바로, 이 사건을 통해 드러난 폭발적인 '반응'들과 그 반응이 나타난 '맥락'이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이 사건 이후의 이례적인 반응, "나는 우연히 살아 남았다"(-> 이 문장은 그 어떤 이론보다는 사태의 본질을 정확하게 보여줍니다)는 증오범죄의 일반적인 후폭풍과 매우 유사하고, 그 점이 핵심입니다. 즉, 이 사건이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해도, 이 사건의 의미에 주목해야 할 이유는 전혀 훼손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 이후 어떤 분들은 서구의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을 도입하자고 주장하시던데, 저는 - 반대는 아니지만 - 좀 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이 제정되면 증오범죄가 줄어들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어차피 살인죄도 중형에 처합니다. 증오살인죄로 가중처벌요건이 생긴다고 해서, 잠재적 범죄자들이 더 위축될리도 없고, 잠재적 피해자들이 더 안심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그렇다고 경찰이 증오살인죄보다 살인죄를 하찮게 다룰리도 없죠. 즉,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의 '직접'적인 범죄예방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 공동체/국가의 어떤 '의지'를 보여준다는 '상징'으로서는 의미가 있을 겁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증오범죄법을 도입한 것도 그런 취지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즉, 만약 국가/공동체가 모든 차별과 적대를 몰아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그런 차원에서 증오범죄가중처벌법'도' 괜찮겠지만, 법만 달랑 만드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겁니다. 또한 모든 범죄화가 다 그렇지만, 법은 결과만을 처벌할 뿐입니다. 


참고로,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은 범죄자의 '행위'가 아니라 어떤 '동기'를 근거로 하여 가중처벌을 한다는 점에서 법치국가적으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형법의 근대화 과정에서 소위 '심정형법'(나쁜 마음 먹고 한 일이니 더 처벌 받아라!)은 정당성을 잃었거든요. 그래도 물론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그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겠고요. 여하튼 저는 증오범죄 여부나 증오범죄법 제정 추진 등은 그리 중요한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은 그동안 없던 범죄유형을 만들어내는 것도 아니고, '증오', '혐오', '차별', '적대'에서 비롯된 모든 범죄들을 남김없이 다루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로 증오범죄로 판정나지 않았다고 해도 사회적으로 의미가 덜 중요한 게 아니고, 살인이나 강간 등 강력범죄가 아니라고 해도 다양한 형태의 차별, 적대, 폭력은 여전히 문제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로지 '증오범죄'에만 가중처벌요건을 만들어내는 '증오범죄가중처벌법'은 제한적 의의만 가질 뿐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해서 '강력범죄 대책(치안 강화)'에만 몰두하거나, '여성'증오범죄가 아니라고 해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적대의 엄연한 현실을 무시하려고 하거나, 심지어 정신분열 치료경력이 있다고 해서, 정신질환자 관리의 문제로 이 문제를 환원시키려고 하는 시도에 반대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왜 이 사건을 두고 여성들이 이렇게 '반응'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저번에 깔려 있는 공포와 분노의 본질은 어디에서 기인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 참조: 증오범죄(hate crime)의 개념 정의는 어떤 사람의 속성(차별금지사유인 성별, 인종, 장애, 종교, 성적정체성, 성적지향 등)에 대한 편견(prejudice)이 동기가 되어서 발생한 물리적, 언어적 폭력 정도됩니다. 즉 증오범죄의 두 구성요소는 '폭행, 살인 등 일반 범죄'와 '편견 동기'(bias motive) 라고 할 수 있습니다. 편견을 가질 수 있는 속성은 보통 '차별금지사유'에 해당하는 모든 것들이 될 수 있는데, 이건 해당 국가의 역사와 상황에 따라 그 목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실 유럽이나 미국에서 '여성'에 대한 증오범죄(gender-biased hate crime)은 증오범죄에 관한한 빈발하는 증오범죄의 유형은 아닙니다. 2014년 미국 FBI 통계에 따르면, 증오범죄 사유 별로, 인종 47%, 성적 지향 18.6%, 종교 18.6%, 젠더 0.6%, 민족 11.9%, 장애 1.5%, 성적정체성 1.8%로 나옵니다. 즉 강남역 사건은 어느 정도 민주주의/인권이 성숙한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한국적' 사건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 합니다.


** 어떤 분들은 너는 '법학자'인데 왜 법적 개념으로서의 '증오범죄'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냐고 물으실 것 같군요. 미리 답드리자면, 제 주전공은 법'사회학'입니다 ㅎㅎ 소속은 법학부지만, 법학자들하고 얘기할 때는 답담함을 사회과학자들하고 얘기를 나눌 때 더 편안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로, 법사회학이 법학인지 사회학인지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둡니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여성혐오표현/여성증오범죄의 일반성과 특수성>

혐오표현 중 여성혐오표현은 다소 독특한 지위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혐오표현은 그 표적집단(특정된 소수자집단)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성소수자는 치료대상"이라고 주장하거나(정체성 부정), 이주노동자들에게 "니네 나라로 가라"(구성원 지위 박탈)로 하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김치녀'로 대표되는 여혐은 이와는 좀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여혐은 여성 내부를 분리해서 접근하기도 합니다. 여혐주의자들은 '일부 여성'이 문제일 뿐이라고 틈만 나면 주장하죠. 근데 호모포비아들은 자기 자식들에게도 '치료 받아라'라고 합니다. 집단정체성도 다릅니다. 소수자들이 대개 공통의 정체성을 강하게 공유하고 있는 반면, 여성집단은 내부가 단일하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성집단 내부의 이질성에 착목하는 소위 '포스트모던 페미니즘'이 등장하기도 한거죠. 그래서 저는 여혐에 대한 자문요청은 정중히 거절해왔습니다. 혐오표현 일반과 공통점이 있지만, 특수성이 많아서 저보다는 여혐 전문가들이 답해주시는게 나을 것 같아서 말이죠.


근데 증오범죄의 양상은 여성증오범죄가 다른 소수자에 대한 증오범죄와 매우 유사하게 나타났다는게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어떤 집단 구성원에 린치를 가하고, 그 집단 구성원들이 '나의 일'로 여기게 되는 것은, 해당 소수자집단이 오랫동안 차별과 폭력에 고통받아왔고, 그로 인해 집단적 정체성이 공고해졌을 때나 나타나는 현상이거든요. 솔직히 한국의 '여성 집단'이 이 정도로 반응할 줄을 몰랐고, 나름 전문가 행세를 하고 다니는 저로서는 깊이 반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비유하자면, 땅 밑으로 어떤 용암이 흐르고 있던 겁니다. 여성들은 대개 그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지금까지는 산발적인 문제제기에 그쳤던 겁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통해 제대로 폭발하게 된 것이죠. 강남역 사건은 그런 계기를 제공해준 것이고, 그로 인한 반응을 주의깊게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해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해당 사건 자체가 증오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실 실정법이 없어서 법적 실익도 없습니다. 양형에 영향을 어떻게 미칠지는 미지수고요) 부차적인 문제죠. 설사 그 사건 자체가 증오범죄가 아니라고 해도, 이 사건으로 나타난 후폭풍의 의미는 전혀 삭감돼지 않거든요. 그런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이 "증오범죄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진단한 것은 나름대로의 판단이겠지만, 저는 기다 아니다로 몰고가면 곤란하다고 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회적 현상으로서 증오범죄로 보기에 무리가 없다는 식으로 페북에 적기도 했지만, 어제부터 걸려온 기자들의 전화에 대해서는 "사건 자체가 증오범죄인지 여부는 지금 굳이 가릴 문제도 아니고, 굳이 답하지 않겠다"고 다른 논점만 얘기하기도 했었습니다.


땅 밑에 용암이 흐르고 있다면, 당연히 그걸 제거하는게 근본적인 해결방법이겠죠. 거대한 화산폭발이 있었다고 그것만 잡으려고 하면 안될겁니다. 용암의 존재를 확인한 이상 용암이 화산폭발 같은 극단적 형태로만 분출하는게 아니라는 점을 직시해야 합니다. 즉, 혐오는 살인과 같은 강력범죄뿐만 아니라 그보다 낮은 수위의 여러 종류의 폭력이나 차별 등으로도 쉽게 이어집니다. 그런 점에서, '강력범죄'에 대한 대응책 (예컨대 치안 강화) 마련에만 집중하는 것은 - 물론 그것도 필요하지만 - 적절치 않습니다. 여성들이 처해있는 여러가지 차별과 적대, 공포의 원인을 해결해야 문제의 근원을 해결할 수 있겠죠. 또한 이 사건은 다른 소수자에 대한 혐오도 얼마든지 이렇게 '물리적 폭력'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여성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노동자, 무슬림 등 한국에서 취약한 지위에 놓여 있는 소수자들은 이미 혐오표현에 노출되어 있으며, 언제든 그런 폭력과 차별의 희생자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정말 절박한 심정으로 우리 사회의 혐오와 차별, 적대와 폭력에 맞서야 합니다.


* 저는 hate crime는 증오범죄라고 옮기는게 좋다고 합니다. 혐오의 격정적인 상태가 물리력으로 귀결되는 hate crime의 속성상 혐오범죄보다는 증오범죄가 그 문제양상을 제대로 옮긴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반면, hate speech는 그런 '감정의 강도'가 낮은 차별적 혐오표현 (학술적 진술, 나라 걱정 등으로 위장한 것들)도 포괄해야 하기 때문에, 혐오표현이 더 적절해 보이고요. 다만, 같은 영어 단어를 다르게 번역해야 한다는 부담이 좀 있긴 합니다..... ;;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강남역 사건이 여성혐오범죄 여부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 듯 한데, 혐오표현/범죄 연구에 3년 째 매달리고 있는 입장에서, 혐오범죄인지 여부를 가리는 간단한 판단기준과 혐오범죄를 심각하게 보는 이유를 간략히 말씀드리면 이렇습니다.


범죄의 대상이


'특정인' vs. '여성 중 아무나'
'아무나' vs. '여성 중 아무나'


강남역 사건이 후자를 대상으로 삼았다면, 여성혐오범죄로 보는 것에 무리가 없다고 봅니다. 한국법에서는 별도 구성요건이 있어서 법정형이 다른건 아닌데, 양형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고려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또한 몇몇 국가들처럼 '혐오범죄가중처벌법'이 있다면, 일반범죄냐 혐오범죄냐가 법적으로 중요하게 되는데, 이건 범죄자의 '동기'를 분석해서, 가중처벌을 범죄자에게 귀속시키는 문제여서 무척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혐오범죄(hate crime)의 해악을 중하게 보는 이유는, 대개 어떤 (정당하진 않지만) 분노에 기반해 있기 때문에 범죄양태가 잔혹한 경우가 많고, 어떤 집단(여성) 일반을 대상으로 삼기에 그 집단이 속한 모든 구성원들이 공포에 시달려야 한다는 점에 있고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묻지마 폭력'이면 잠재적 대상 범위가 한국인 전체가 되니까 '내 문제'로 여겨질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그런데 여성, 외국인, 성소수자, 무슬림 .. 이런 식의 특정 집단을 향한 범죄가 빈발하면, 그 집단 구성원들에게 당장 '내 문제'가 되는 겁니다.


* 그래도 잘 이해가 안가시면, 어떤 나라에 이민을 갔는데 오로지 '한국 출신'이라는 이유로 폭력을 가하는 범죄가 빈발하는 상황을 가정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그 나라에서 살만할 것 같다고 생각하신다면, '오버'하지 말라고 말할 자신이 있다면, 이 문제도 심각하게 안보시겠죠.


** 사건 하나 가지고 너무 오버하는거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있던데, 그건 혐오범죄가 그만큼 심각하고 확산가능성이 높은 범죄유형이라서 그렇습니다. 더욱이 요즘처럼 사회불만이 증폭될 수 있는사회경제적 환경(예: 취업난, 불황 등)은 소수자에 대한 혐오범죄가 싹트기에 좋은 토양을 제공합니다. 혐오감정이 표현되고 폭력으로 나아가고 심지어 홀로코스트 같은 대량학살로 나가는 것은 '순식간'이죠. 일단은 이런 문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중요합니다.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하고 정치인들도 방향을 잘 잡아야죠. 그런 점에서 '황산테러'에 대해 대통령이 취한 입장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었습니다. 황산테러 사건과 혐오범죄에 대해서는 아래 칼럼 참조.


홍성수, "혐오범죄, 대통령의 입장은" / 한국일보 http://www.hankookilbo.com/v/4f55539e2c794e4fb1ebc43293390090

*** 처음 올렸던 본문에서는 강남역 사건이 혐오범죄라고 단정하는 입장 같이 비춰져서 오해의 소지가 좀 있는데, 이 사건과 관련하여 혐오범죄 성립 여부에 집중하는 것은 그리 적절치 못해 보입니다. 이 사건이 혐오범죄로 불릴 수 있을지 여부나 '범죄원인'은 지금 단계에서 논하기 어려울 문제일 뿐만 아니라, 사실 가해자 개인에 대한 자세한 정보 없이는 판단하기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보다는 이 사건을 둘러썬 사회의 반응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쨌든 범죄자는 "여자들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언급했고, 그 언급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습니다. 전형적인 혐오범죄의 양태(대상 집단의 공포와 분노)가 나타난거죠. 그런 분노를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 자체를 혐오범죄로 규정할 수 없어도 이 사건과 그에 대한 반응의 중요한 의미를 살펴야할 이유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사건 자체의 성격 규정보다는 이 사건에 대한 반응을 통해 드러난 여러 문제에 주목해야합니다.

이쯤되면, "그거야 실제로 혐오범죄여서가 아니라, 혐오범죄로 규정했기 때문 아니냐"고 반론을 제기하겠죠. 천만의 말씀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이 남성을 살해했고, '남성에게 항상 무시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나서서, "이것은 남성혐오범죄다"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렇다면 남성들이 지금처럼 분노할까요? "밖에 돌아다니기가 무섭다"며 공포에 떨까요? 혐오범죄적 양태가 나타나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남성혐오범죄다'라고 규정해도 별 파급력을 갖기 어렵다는 겁니다. 강남역 사건이 단순히 '한 사건'이라고 하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파급력을 보여준 것은, 이 사건이 어떤 '맥락'에 놓여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미 우리 사회가 여성혐오가 만연해 있고,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고, 이미 여성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강남역 사건은 그 '결과'이거나, 아니면 문제를 더욱 '증폭'시킨 것일 뿐입니다. 아무런 맥락 없이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는 겁니다. 마지막 질문. 강남역을 굳이 찾아가 추모하고 인터넷에서 분노와 공포의 글을 남기는 그 수많은 사람들이, 여성혐오범죄가 아닌데도 누군가가 혐오범죄로 규정했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일까요? 정신병력 때문이니 혐오범죄가 아니니까 오버하지 말라고 하면, "아, 그렇군요"하고 진정될 수 있을까요?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스쿨 문제를 고발한 신평 교수 인터뷰에 대한 생각>


일단 '단독'이라는 타이틀로 게재된 신평 교수 국민일보 인터뷰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0484955&code=61121311&cp=nv)는 뭔가 미심쩍은 부분인 한 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후 게재된 한겨레 인터뷰(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38097.html)를 보니 내용과 뉘앙스가 사뭇 다르네요. 국민일보 인터뷰는 신 교수님의 '진의'하고 좀 다를거라고 추정했었는데, 다행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감하는 바도 있고, 아닌 것도 있고.. 아래는 제 생각을 덧붙여 봤습니다.


"로스쿨 학생들이 ‘금수저’라는 논란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있는 집안 자식들이 극소수고, 대부분은 평범한 가정 자녀들이다. 로스쿨에 대한 비판을 하면서 모든 학생들이 특권층 자제인 것처럼 매도를 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평범한 집안 자식들로 힘겹게 학비를 내고 교육을 받는다. " 
-> 정확한 말씀입니다 (신 교수님 입장을 편의적으로 이용하시려는 분들 보세요....)


"(동료 교수 내부 폭로에 대해) 이 부분은 로스쿨이 법조인 양성 기구로서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걸 보여주기 위한 사례였다. 책에서 큰 비중을 둔 부분은 아니다." 
-> 이건 수사가 시작되었다고 하니 지켜보면 될 것 같습니다. 로스쿨 차원에서도 무턱대고 사실 무근이라고 하기보다는 자체 조사가 필요하겠고요.


"법조인 가정의 아이들은 대부분 자기소개서에 성장 배경을 써놓는다. 대다수 교수들은 법조인 자녀면, 법조에 대한 이해가 깊고,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졸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 학생에 대해 대체적으로 호감을 갖는 것도 사실이다." 
-> 중요한 지적입니다. 청탁받아서 입시결과를 조작하거나 누구의 자식이라고 합격시켜주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설사 있다고 해도 예외적인 케이스라고 봅니다. 하지만 교수들이 '좋은 집안' 출신 학생들에 대해 대체로 호감을 가질 수는 있다고 봅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교수들의 그러한 '편견'을 통제하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합니다. 참고로 대학입시의 수시(입학사정관) 전형에서는 심사위원들이 그런 편견을 갖지 않도록 연구도 하고 그에 따라 심사위원 교육이 진행됩니다. 그렇게 노력해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로스쿨은 어떤가요? 너무 안이하게 '정성평가'를 운용하고 있지 않나요?


"청탁이 바로 입학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는 없다. 로스쿨에서도 나름대로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 학교의 경우 3명의 면접관이 들어가서 평균을 낸다. 외부 변호사들이 면접위원으로 들어오기도 한다. 다만 (앞서 언급한 경우처럼) 노골적인 청탁이 문제라는 것이다. 교수가 다른 동료교수한테 찾아가 친구 변호사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하는 것은 결국 로스쿨 신뢰와도 연결이 된다. 청탁 전화 역시 분명히 오해를 부를 수 있다." 
-> 어쩐지 국민일보 보도가 좀 이상했는데, 이런 입장이시라니 정말 다행입니다 (신 교수님 입장을 편의적으로 이용하시려는 분들, 보세요....2) 말씀하신대로 '청탁=입학부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청탁 자체가 입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고 실제로 입시결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규제방안을 모색해야 하겠죠. 또한, 동료교수까지 찾아다니는 식의 적극적인 청탁이 있었다면 그건 그 자체로 부정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로스쿨 교과과정은 철저하게 교수들의 편의만을 위해서 짜여 있다" "국가는 자율성이라는 이름 아래 로스쿨을 방치했고, 교수들은 자율성 아래에서 학생들을 제대로 돌보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다" 
-> 로스쿨 교육과정을 바꿔야 한다는 신평 교수님의 의도는 존중되어야 하며, 실제로 참고가 될만한 건설적엔 제안도 많습니다. 그런데 '교수 편의' 때문이고, '교수 자율성'이 문제의 근본원인이라는 진단에는 동의할 수가 없습니다. 일부 로스쿨 비판론자들이 '기승전-로스쿨교수탐욕'으로 모든 문제를 환원시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데 저는 납득이 안됩니다. 물론 로스쿨 교수들이 문제를 너무 안이하게 본다는 점에 대해서는 저도 줄기차게 지적해왔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로스쿨은 법무부, 교육부, 대법원, 변호사단체, 로스쿨, 시민단체, 정치권 등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타협에 의해 셋팅된 것이고, 그것이 작금의 문제의 근본원인입니다. 로스쿨 교수들의 '사적 이익'은 그 실체가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있다고 해도 문제의 일부에 불과하고요. 로스쿨이 출범하면서 이전보다 나은 위상을 갖게되 행복(?)해진 로스쿨 교수들도 있긴 하겠지만 법학부 시절을 그리워하는 분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사익 때문에 로스쿨을 붙잡고 있다고 하는 것은 사실과 다릅니다 (특히 로스쿨 옹호에 나서는 교수들은 대개 메이저로스쿨 교수 또는 비주류 전공 교수들이죠. 역설적으로 그분들이야말로 로스쿨 출범으로 별 재미를 못보는 분들입니다;;) 또한 로스쿨 교육과정이 로스쿨 교수들의 사적 이익 때문이라는 것도 납득이 안갑니다. 제가 아는 한, 로스쿨 교수 중에 현재 로스쿨 교육과정이 '적절하다'고 보는 분도 거의 없고, 지금체제가 자기 이해관계(사익)에 부합한다고 여기는 분들은 못봤습니다. 다들 문제가 있고 바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것을 비판할 수는 있어도, '사익' 때문에 현재의 로스쿨 교육과정을 수호(?)하려고 하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우리는 대학 자율성 존중한다는 가치 아래 교수 숫자, 시설 등 본질보다 외적인 것만 집착한다."
-> 이건 뭔가 인터뷰 녹취가 오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듭니다. 교수 숫자와 시설 등 본질보다 외적인 것에 집착한다는 지적은 전적으로 맞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것에 집착하게 만든 것은 '자율성'을 부여해서가 아니라, 로스쿨 인가/평가 기준이라는 '외적 통제' 때문인데,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로스쿨 교육과정만 해도, 인가/평가 기준 때문에 자율성을 발휘해서 마음대로 바꿀 수가 없게 되어 있는데 말이죠.



* 로스쿨과 변호사단체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지금 상황이 저는 참으로 불만입니다. 위에서 로스쿨 교수가 '사익으로 뭉친 이기주의집단'이 아니라고 했는데, 사실 사시존치를 주장하는 변호사들도 사익을 추구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 변호사들은 대개 30대 후반에서 40대 초중반들인데, 이들은 이미 변호사로서 자리를 잡은 상태입니다. 후배변호사가 로스쿨 출신이건 사시 출신이건, 사익과는 별반 관계는 없습니다. 오히려 후배변호사가 로스쿨변호사들로만 일원화되는게 (그들은 로스쿨변호사들이 실력 없다고 주장하니까) 실력있다고 주장되어지는 본인들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더욱이 이들은 일단 사시-로스쿨을 병치하자고 합니다. 그런 체제로 최소한 5-10년은 또 가겠죠. 그 후에 사시의 우월성이 입증되어 로스쿨이 폐지된다고 해도, 10년 후에나 될까말까한 얘깁니다. 오히려 사시가 존치되면 당장은 신규 변호사가 매년 1500명에서 1700명(사시 200명이 도입될 경우)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사익과 반하는(!) 제안을 내놓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 세력들이 변협선거에서 계속 당선되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던데, 로스쿨 1500명을 당장 줄이지 못하는 한, 이미 대세는 기울었습니다. 사시가 존치되어도 별 수 없고, 전략(?)대로 된다고 해도 십수년이 지나야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저는 변호사단체들의 사시 존치 주장에 다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심지어 그들이 사익에 의거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대화와 타협'이 더 어렵다고 봅니다. 하지만 최소한 그들이 '사익을 추구하는 법조직역이기주의' 때문에 로스쿨을 흔든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이라고 해도 문제의 한 부분일 뿐입니다. 어차피 이 문제는 타협할 수밖에 없는 문제인데, 서로를 '악마화'하고 '적대시'하는 식으로는 문제가 풀릴 수 없을겁니다.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스쿨 입시 불공정 논란에 관한 생각>


국민일보 단독보도(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77932&code=11131300&cp=nv)에 대한 논평입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일단 간단히 정리해 봅니다. 로스쿨 입시 문제 등을 계속 언급해온 제 입장에서는 일단 공론화되는 것이 낫다고 보는 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핵심과 본질을 제대로 짚어서 지적을 해야지 이런 식의 선정적 문제제기로는, 아무 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엉망진창이 됩니다.


1. 일단 로스쿨 교수한테 전화가 많이 온다는 것은 사실일 것이다. 한국사회가 딱 그런 수준이고 대학이라고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탁전화 자체로 로스쿨 입학생들이 불공정하게 입학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따지면, 스스로 "전화 많이 받았다."고 고백한 신평 교수도 불공정행위에 동참한 것인가? 아마 본인은 '전화를 받았지만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일테다. 대다수의 다른 로스쿨 교수들도 똑같은 입장일 것이다.


2. 실제로, 청탁 전화를 받는다고 해서 입시에 영향을 주기는 상당히 어렵다. 개인적으로 로스쿨 입시의 문제를 수차례 지적해왔지만,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허술하진 않다. 다만, 신평 교수가 언급한 "동료교수 연구실을 찾아다니며 청탁했다"는 사례는 다르다. 이건 문제다. 반드시 누군지 밝혀내서 처벌/징계해야 한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걸 수 있게 된 것 자체가 문제다. 이 점은 '법조청탁문화'와 똑같은 문제다. 실제 영향을 주건 안주었건 전화를 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입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로스쿨에 전화를 걸거나 직접 찾아간 국회의원 사건도 마찬가지다. 영향을 줬건 안줬건 문제가 될 수 있다. 이 문제양상은 김두식 교수의 <불멸의 신성가족>에 잘 설명되어 있다. 법조인들도 청탁전화를 받지만, '사건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이 법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면 문제가 아닐 수는 없다. 법조인들은 스스로 깨끗하다고 말하지만 '사회'적으로는 문제인 것이다. 로스쿨 입시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사회'적으로는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로스쿨에 전화 한 통 해볼 인맥이 없는 학생의 입장에서는 "부모 덕을 못봐서 떨어졌다"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입시에 영향을 주었건 않았건 상관없이 말이다. 오는 전화를 막을 길이 마땅치 않은 이상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문제다. 선정적으로 문제제기하는 식으로 해결될 수 없다. 하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4. 로스쿨 자소서에 부모님에 대해 적는 것 자체도 사실 복잡한 문제다. 일단 로스쿨마다 이걸 금지하는 데가 있고 아닌 데가 있다. 금지하지 않은 것은 부모님 보고 뽑으려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이유가 있다. 어떤 학생을 보면 성장배경에서 부모님에 관한 사항을 언급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금수저 집안만 문제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흙수저 집안에서 본인이 왜 법조인의 꿈을 키우게 되었는지 설명하려면 부모님에 대해서 적을 수밖에 없다. 이걸 일률적으로 금지하는 것도 문제다. 부모 이름을 알 수 있게 쓴 것은 당연히 문제지만, 성장배경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부모 관련 언급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부모님에 관한 모든 사항의 기재를 일률적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선의 길은 아니지만, 장단을 고려할 때 차라리 그게 낫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튼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은 로스쿨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지만, 왜 이렇게 선정적으로 보도하는지 모르겠다. 더욱 궁금한 것은 '교육부'라는 정부기관에서 조사한 결과가 왜, '국민일보'에서 '단독'으로 보도되는가 하는 점이다. 교육부 잠입취재인가?


5. 문제가 그렇다고 해서 로스쿨 면접 비중을 줄이려는 것(교육부의 대안)은 정말 잘못된 처사다. 면접 비중이 줄면, 리트 줄세우기가 가중될 것이고, 그것은 로스쿨 구성의 획일화를 가속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점수를 줄을 세우면, 사회취약계층이나 독특한 이력을 가진 다양한 인재의 유입이 줄어들고, 로스쿨의 연소화나 특정학부출신 편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그런 결과가 나와도 로스쿨은 쉽제 변명할 수 있게 된다. "저희는 점수대로만 뽑았습니다" 그렇게 되면 정말 로스쿨 설립취지가 무색해진다. 면접 비중을 줄여서 로스쿨체제를 사시와 유사하게 만들거라면, 오히려 사시가 - 장단점을 고려할 때 - 나은 제도라고 본다. 한국사회가 면접 제도를 공정하게 운용할 수준이 도저히 안된다면, 로스쿨을 폐지하는게 맞다. 사시 '존치론'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사시로 '대체'해야 한다. 매우 진지하게 그렇게 생각한다. 로스쿨이 사는 길은 어렵더라도 '로스쿨다움'을 극대화시키는 것이지, 그 반대로 가는 것은 정말 최악의 수다. 나는 사시존치도 - 일정한 조건을 전제로 - 가능하다는 입장을 제시해 왔는데, 그것은 바로 로스쿨이 로스쿨답게 잘 운영된다는 전제였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서울대 로스쿨은 나이 차별을 하고 있나?>


제가 줄곧 관심을 가져운 주제가 뜨거운 관심사가 되었네요. 자세히 적고 싶지만 일단 급한대로 몇가지만 끄적여 봅니다. 관련 기사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160212000503


1. 차별 판단과 적정 자료의 문제


서울대 로스쿨이 나이를 차별하고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인권위가 요구한 자료를 제출하건 말건, '차별'이라는 판단을 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인권위는 "전체 지원자와 합격자의 이름들 중 한 글자를 가린 명단과 주민번호 앞 두자리를 가린 자료"를 요구했다고 하는데, 이게 왜 필요한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지원자/합격자 연령 분포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서울대가 아예 아무 자료도 안냈는지 알았더니, 후속기사에는 '분포' 자료는 제출했다고 되어 있네요. 자료제출 요구를 대놓고 무시한게 아니라니 일단 다행입니다. 여전히 인권위법 위반 여부가 다툼의 소지가 있는데, 그와 별개로, "그런 분포를 로스쿨이 자발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제 입장에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는 장면입니다.


그리고 어떤 자료건 간에 정성점수가 있는 한, 차별판단을 받기는 무척 어렵습니다. 어떻게 자료를 조합해도, 로스쿨 입시의 특성상, 그런 류의 자료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했다'는 근거를 발견하기는 어렵다는 것이죠. 물론 연령에 따라 점수를 달리했다는 구체적 증거가 있으면 되는데, 그런 증거가 있을리도 없고, 서울대 로스쿨이 그런 식으로 연령차별을 했을리도 만무합니다.


'연령 기재 항목이 있는 입학지원서 자체가 차별이다'라는 쪽으로 논리를 구성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굳이 그런 자료를 요구할 필요도 없죠. 요컨대, 저는 이걸 인권위에 진정한 서울변회도, 이런 식의 자료제출을 요구한 인권위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식으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2. '연령 차별'보다는 '인적 다원성'의 문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로스쿨의 연령 문제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저는 줄기차게 주장해왔습니다. 다만, 이건 '차별'이라기보다는 '인적 다원성 확보의 실패'라고 보는게 맞고요. 차별, 인권침해, 불법이라기보다는, 로스쿨의 '사회적 책임'의 관점에서 보는게 맞습니다. 제 블로그나 페북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로스쿨, 특히 상위권 로스쿨들이 그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비판적이었습니다. http://transproms.tistory.com/129


저도 추측일 뿐이지만,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상위권 로스쿨이 연소자들이 많은 이유는 고령자들이 지원을 거의 안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로스쿨이 매력을 느낄만한 지원자들이 로스쿨에 지원하는 경우는 많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사시보다는 덜하지만, 로스쿨도 3년의 등록금/기회비용을 투자해서 뛰어들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지금의 로스쿨제도는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사람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고 뛰어들만큼의 매력이 없다는게 문제입니다. 등록금은 비싸죠, 변시 합격률은 곧 50%를 밑돌죠, 사시 존치와 함께 로스쿨이 위축(폐지?)될거라는 불확실성까지 생겼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기 영역에서 전문성을 쌓은 30대 전문가가 로스쿨에 지원할거라는 기대를 하긴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연유에서, 로스쿨이 나이가 많은 전문가들을 충분히 입학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지원을 안하니 뽑을 수가 애초에 없는거죠. 하지만, "지원자가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는 변명이 될 수 없습니다. 사법시험체제에서 연령 다원성 문제가 불거진다면, "고령자의 시험 점수가 낮은데 어쩌란 말이냐?"라고 하면 되는 것이지만, 로스쿨에는 그런 문제를 '적극적'으로 시정해야 할 '사회적 책임'이 뛰따르기 때문입니다. 일단 '어쩌란 말이냐?'라고만 하지말고, 로스쿨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봐야죠. 예컨대, 로스쿨은 공식, 비공식적으로 '사회경력자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공표하고, 그런 사례를 부각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로스쿨 내부에서도 사회경력자의 유입이 줄어들면 로스쿨의 정당성이 타격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경각심은 자연스럽게 자소서/면접 등의 정성요소에서 고령자를 차별하지 않고, 거꾸로 우대하는 경향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연령' 문제보다는 '사회경력자의 유입' 문제


또한 로스쿨 입학자의 연소화 문제는 사실 '연령'보다는 '사회경력자의 유입' 문제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비법대 학부 졸업생이 로스쿨에 진학하는 건 사시와 비교할 때 로스쿨의 장점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시 막판에는 비법대생이 꽤 많았고, 심지어 학점도 좋은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비법학 자기 전공 열심히 공부하고 로스쿨 진학해서 법조인이 되는 모델은 사시 시절에도 적지 않았다는 얘깁니다. 사실 저는 비법학 전공자가 법조인이 되는게 그리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경영학 4년 + 로스쿨 3년'으로 법조인이 된 사람에 비해, '법학부 4년 + 로스쿨 3년'으로 법조인이 된 사람, 또는 '법학부 4년 + 고시 공부 3년 + 사법연수원 2년'으로 법조인이 된사람보다 법조인으로서의 능력이 떨어질까요? 실제로 법조인은 다양한 사회현상을 '법'으로 해석하는 것이지 그 사회현상 자체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는 부차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학 4년 공부를 했다는 것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는지, 게다가 법공부 기간이 짧아서 법실력 자체는 부족할 수도 있는 로스쿨체제가 더 나은 것이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회경력자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예컨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금융기관에서 5년 동안 일했던 사람이 금융전문 변호사가 된다면, 사회학을 전공하고 NGO에서 5년 동안 일했던 사람이 변호사가 되는건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의 법조계 유입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로스쿨이 사시와 차별화될 수 있는 장점이라는 겁니다. 반대로 이런 사람들이 로스쿨에 들어오지 않는게 작금의 문제라는 것이고요.


그래서 미국 로스쿨에서는 연령 분류 통계도 내지만, '사회경력이 있는 신입생이 얼마나 되는가'로 통계를 냅니다. 하버드는 "80% at least 1 year out of college, 63% out of college for 2 or more years"라고 공개해 놓았고, 콜롬비아는 31% began law school directly from college, and 5% earned graduate or professional degrees."라고 적어 놓았습니다. 콜롬비아는 30대 이상이 2%에 불과하지만, 직장경력이 있는 사람이 69%나 되니까, 20대지만 사회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이 입학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변회가 로스쿨의 인적 다원성에 대해 진지한 관심이 있다면, 연령 차별보다는 '사회경력자'를 얼마나 합격시키고 있는가를 따지는게 더 좋았을 겁니다. 그리고 인권위에 연령 차별이라며 진정을 내는 것보다는, '사회경력자 비율을 공개하라'고 로스쿨에 직접 요구하고 그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신시켜나가는게 바람직한거죠.



4. 로스쿨 외부의 비판과 감시의 필요성


서울변회의 비판 지점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로스쿨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는 환경할만한 일입니다. 서울변회 뿐만 아니라, 대한변협 등 법조단체들과 다양한 시민사회단체가 적극 감시하고 비판해야 개혁이 가능하니까요. 미국에서는 로스쿨의 인적 다원성 문제에 대해 로스쿨은 스스로 자료를 공개하고,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를 적극 감시하고 비판합니다. 인적 다원성 지표를 만들어서, '여성 친화 로스쿨', '소수자 친화 로스쿨'의 순위를 만들어 자발적인 경쟁을 촉진시킵니다. 상위권 로스쿨일 수록 이런 지표에 민감하고, 개선노력도 많이 합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점도 있습니다. 사실 서울변회가 더 전문성을 발휘해서 비판할 수 있는 것은 로펌 등 변호사의 취업 차별 문제입니다. 연령차별이라면 로펌이 훨씬 더 문제의 소지가 많죠. 제가 로펌 문제에 관한 논문 두 편(http://transproms.tistory.com/92, http://transproms.tistory.com/51)에 자세히 썼지만, 로펌 입사 과정에서는 훨씬 더 구체적이고 입증가능한 문제들(예컨대, 입사지원서에 노골적으로 가족사항을 기재하라고 되어 있는 것 등)이 많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모르고 있지 않을 변호사단체에서, 로스쿨에만 관심을 갖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제가 대한변협에 제출한 보고서, <로펌 공익활동 평가지표 개발에 관한 연구 (2012)>, 요것 좀 활용해주세요^^ http://transproms.tistory.com/110) 


이쯤해서, '서울변회의 로스쿨에 관한 문제제기'는 '사시 존치'를 위한 수단일 뿐 진정성이 없다고 폄하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저도 그런 의심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설사 그런 의도가 일부 있다고 해도, 그 문제제기 자체가 유의미하다면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내는게 더 좋다고 봅니다. "로스쿨 문제를 지적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라고 힐난하기보다는 "좋은 문제의식인데, 방향이 잘못되었고, 로펌에도 관심을 가져라"고 지적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죠. 서울변회는 '경력법관 채용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여왔는데 (이것도 사시존치와 연동되어 있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역시 그 자체로 바람직한 일입니다 (*사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서울변회의 주장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부분에서 이견은 있습니다만, 그래도 경력법관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집단이 서울변회입니다. 그 자체로 박수를 보내야 하는 부분입니다.) 


실제로 법원, 검찰, 로펌에서의 인적 다원성은 로스쿨의 인적 다원성과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서, 이것들을 잘 연동시켜서, 감시/비판을 하는게 무척 중요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법원, 검찰, 로펌에서의 고령자 취업에 문제가 없다면 (취업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로스쿨은 고령자를 차별할 이유가 없습니다. 거꾸로, 로스쿨이 연소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이러한 취업환경과 관계 있는 것이고요. 미국에서 로펌에 사회적 감시가 로스쿨과 로펌을 '패키지'로 묶어서 이루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은 로펌만큼이나 검찰/법원도 중요하니까, 로스쿨/로펌/법원/검찰을 패키지로 묶어서 감시/비판하는게 필요한 것이고요.



* 추가로, 로스쿨 관계자의 해명에 대한 의문점

- “나이가 많은 지원자들을 차별한다는 비판이 나오면 결국 면접 등 정성점수 평가가 아닌 객관적 수치가 나오는 정량점수 위주로 학생을 뽑게 된다” (제일 위쪽 링크)-> 그런 비판이 나오면, 오히려 정성 점수를 강화해서 나이 많은 지원자들이 불리하지 않도록 해야죠. 

서울대의 경우 법학적성시험(리트) 성적이 전국 꼴찌인 30대 이상 ‘허수’ 지원자들이 10여명이나 지원한다”(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29794.html) -> 리트 시험 보는데 25만원, 로스쿨 원서비는 25만원 (두 학교 지원하니 50만원), 리트시험 보러 가서 하루 써야 하고, 관련 구비서류 준비하고, 원서 쓰고 자소서 쓰고, 면접도 봐야 하는 로스쿨 입시에서 '허수 지원자'가 많을 가능성은 거의 없고, 있다고해도 유의미한 숫자는 아닐 것 같습니다. 서울대 로스쿨 원서비는 비싸지 않으니(7만원) 허수가 좀 더 있을라나요....;;

- “전국에 로스쿨이 25개나 있는데 3개 대학에 집중해서 나이 차별 논란을 제기하는 건 맞지 않다” (위 링크) -> 연령 문제는 25개 대학이 다 문제고 그렇게 문제제기하는게 '더' 좋았다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그 3개 대학이 유난히 심한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왜 로스쿨에 사회경력자/연장자 유입이 적은가와 함께, 왜 유난히 상위권 로스쿨이 더 심한가도 분석해야할 문제라고 보고요.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요소 축소한다는 교육부>


교육부가 로스쿨 입시에서 면접 등 정성요소를 축소하고 정량요소를 강화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네요.


참조 기사: https://www.lawtimes.co.kr/Legal-News/Legal-News-View?serial=98316


정말 최악입니다. 정성요소 활용의 절차적 불투명성과 결과적 실패에 대해서는 저도 수차례 지적했던 부분이고, 또 이것이 사시존치론 등이 불거지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그 정성요소를 어떻게 정당하고 투명하게 잘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지, 정성요소를 축소한다면, 결국 이는 '로스쿨다움'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이 때 '로스쿨다움'이란 로스쿨 입시에서 정성적 요소를 잘 활용해서 법조인의 다양성과 실질적 기회균등을 실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로스쿨제도가 사시제도와 차별화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죠. 근데 정성적 요소를 축소한다면, 그래서 로스쿨다움을 잃어버리면 로스쿨 존립의 정당성 자체가 훼손된다고 봅니다.


교육부 방침대로라면 사실상 '리트 점수'로 줄세우는 체제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영어성적이나 학부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것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렇게 되면 로스쿨로서도 아주 강력한 방어논리가 생긴다는 겁니다. 저 같은 사람이 로스쿨의 입학 다양성/공정성에 문제를 제기를 해도, "우리는 점수대로 줄 세웠다" 하면 게임 끝. 예컨대, '직장경험 있는 학생이 너무 적다', '연소자만 뽑는거 아니냐?', '명문대 학부 출신만 뽑는거 같다' 등의 문제제기를 해도, "우리는 점수대로 줄 세웠다"고 하면, 아주 깔끔하게 방어가 된다는 것이죠. 사시가 이런 의미의 공정성 시비로부터 자유로웠던 것과 똑같이 되는거죠. 이로써 공정성 시비는 줄어들겠지만, 더 중요한 문제제기가 뒤따르게 된다는게 문제입니다.


"도대체 로스쿨제도를 두는 이유가 무엇인가?"


저는 리트, 학부성적, 영어성적 등으로 줄을 세우는 로스쿨제도라면, 차라리 법률지식으로 줄을 세우는 사시제도가 더 낫다고 매우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 또 한가지, 점수로 줄을 세우면 로스쿨 상호간의 다양성도 사라집니다. 학교마다 각 정량요소의 반영비율의 차이 정도가 희미하게 있겠죠. 또한 변시가 이상하게 운영되면서 로스쿨 교육이 변시 대비로 왜곡되고 있어 로스쿨의 다양성은 이미 타격을 받은 상황. 이럴 바에는 그냥 사법연수원으로 통합해서 양성하는게 깔끔하겠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 종종 '로스쿨 입시의 정성적 요소를 도저히 신뢰할 수 없다'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일단 정성적 요소가 갖는 의미를 자세히 설명하지만, 그래도 도저히 설득이 안되는 분들에게는 항상 이렇게 말해왔습니다. "정성요소를 그렇게 신뢰할 수 없다면, 정성요소를 축소하라고 하지 말고, 그냥 로스쿨 제도를 없애라고 하는 것이 낫다." 위에서 쓴 내용과 같은 맥락입니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대통령 명예훼손 무죄 판결의 또다른 측면

- 사법부는 무슨 역할을 해야 하고, 사회는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가토 전 지국장 판결을 긴급 입수하여 읽어봤습니다. 요약하면, 1) 보도는 허위사실이다. 2)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은 신중해야 하지만, 사인으로서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하며, 명예훼손이 맞다. (그 외 다른 피해자는 공인이 아니므로 당연히 명예훼손) 3) 다만, 비방 목적이 없고, 부주의했던 것뿐이라 무죄다.


사실 부존재에 대한 입증책임 문제, 공인에 대한 명예훼손 문제 등이 여전히 문제거리인데, 그건 다른 분들이 많이 분석해주실거고요. 저는 좀 다른 측면을 짚어 보고 있습니다. 판결문에는 없는 내용이지만, 재판부가 훈계 또는 배경설명 차원에서 이런 코멘트를 한 모양입니다 (링크)


"재판부가 이같이 판단한 것은 검사가 기소한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지 가토 전 지국장의 행위가 타당하고 적절하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잘못된 사실을 기초로 공직자를 희화화하는 행동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며 이 사건이 건전한 언론 풍토가 조성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 일전에 박경신 교수 음란물 무죄 판결(2심) 때는 아예 판결문에 이런 구절이 있었죠. 마치 '참조'해 달라는듯 '괄호' 안에 넣어서 말입니다....;; (이 판결에 대한 제 평가는 다음 참조. "이제야 법정이 학술세미나와 구분될 수 있다!": 박경신 교수 2심 무죄판결에 대한 소고 - 링크)


"(다만, 문제 제기 방법 또는 판단의 대상을 소개하는 방법으로서 음란 여부가 논란이 되었던 위 사진들을 그대로 자신의 블로그에 게시하는 것이 불가피했던 것이었는지에 관하여는 이론이 있을 수 있다)"


제가 이런 설명/훈계가 문제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법원이 판결을 할 때 불필요한 ‘부담’을 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점 때문이죠. 그런 부담 때문에 저런 코멘트를 굳이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거고요. 사법은 언제나 ‘법적으로 문제된 쟁점’을 다루는 것이지, 사안의 모든 면을 다루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언론 전문가’가 아니라 ‘법 전문가’인 법관이 보도를 판단할 수 있는 비밀이기도 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가 사법부에 부여한 ‘제한된’ 기능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명예훼손 사건을 무죄로 판단할 때 불필요한 고려를 할 필요가 전혀 없이, 명예훼손이 아니면 아니라고 판단하면 됩니다. 무죄 판결로 인해, 가토 전 지국장에게 면죄부를 준다거나, 사회가 그를 영웅으로 만든다거나, 허위소문으로 인한 보도가 ‘좋은 보도’라고 칭송받게 된다거나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그런 법관의 몫이 아니라 시민사회의 몫이라는 것이죠. 법원이 그런 부담을 벗어날 때, '법과 양심에 따른' 소신있는 판결도 가능해w질겁니다. 그것이 사법을 위해서도 시민사회를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고요.


물론 판결을 받아들이는 시민사회의 풍토에도 문제가 없는게 아닙니다. 무죄판결을 내린 법원에게 “그럼, 보도가 훌륭했다는 얘기냐?”고 물으면 안됩니다. 판결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판결했을 뿐 보도의 타당성/적절성을 확인해준게 전혀 아니니까요. 보도가 “적절치 않다”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실망할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명예훼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절한 보도도 아니다”라고 생각했던 것은 애초에 모순이 아니었으니까요. 하여간 사회는 법적 판단을 필요로 하지만, 판결에 모든 것을 위탁하면 안된다고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적당한 영향을 주고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법적 판단과 사회적/도덕적/정치적 판단이 적절히 분리되어 각자의 역할 분담을 할 때, 사법부도 마음껏 자기 역할을 할 수 있고, 또 사회도 법에 의존하기도 독립적이기도 하면서 적절한 영향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세월호 조사/청문회, 왜 수사/재판보다 더 중요한가?



법사회학 연구자로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꼭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수사와 처벌로 종결되면 안된다"였습니다. 제가 꾸준히 밀고 있는 테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사)법'은 '만능'이 아니라 사회에서 '부분적인 기능'만 수행한다. 

2) 그런데 최근 한국사회는 (사)법이 '만능'이라고 생각하고 과부하를 거는 경향이 있다. 

3) 결과적으로 (사)법은 (사)법대로 기능장애가 생기고, 시민사회는 시민사회대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다


수사가 시작되면 흔히 검찰의 '정권 눈치보기'를 비판하는 것이 주를 이루지면, 저의 관심사는 설사 검찰이 최선을 다해서 수사를 하고, 법원이 독립적으로 양심에 따른 재판을 했다고 가정해도, 여전히 '남는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검찰과 법원이 무능하거나 양심적이지 않거나 독립적이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사법 '고유의 한계'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흔히 한국사회에서는 검찰과 법원이 '진상'을 규명해줄 것을 요구하지만, 사법은 진상 규명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형사재판에서는 '누구에게 죄책이 있는가'를 밝히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고, 오로지 이와 관련되어 있는 부분적인 진상만 다룰 뿐이죠. 그런데 세월호 같은 대형참사에는 '죄책과 무관한 문제', 다시 말해, 특정인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여러 정치/사회적 요인들이 응축되어 나타난 문제들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이 더 핵심적인 문제일 수도 있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문제에 대한 분석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이고요. 이것이 수사와 재판과는 별개로,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저는 검찰을 '대체'하는 특검보다, 검찰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는' 특조위가 더 핵심이라고 얘기했었죠. 


우여곡절 끝에 특조위 청문회가 진행 중입니다. 수사와 재판과정보다 결코 '덜' 중요하지 않습니다. 특정인의 '처벌'을 놓고 공방을 벌여야하는 재판과는 달리, 이 자리는 무엇이 근본적 문제였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를 철저하게 논해야 하는 자링입니다. 특조위가 여러 어려움 속에 고생하고 있지만, 다행히 청문회에서는 적지 않은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습니다. 수사와 처벌로 종결되었다면 묻혀버렸을 그런 문제들 말입니다. 


방대한 작업이라 엄두가 잘 안나지만, 저도 이 사건을 통해 '수사'와 '조사'의 기능적 역할 분담, 그리고 좀 더 근본적으로는 '사법'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의 한계에 대해서도 한 번 다뤄보고 싶습니다.


다들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된다" 말합니다. 4.16인권선언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에 기초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선언합니다. 이것이 목표라면, 이제 막 시작한거나 다름 없습니다. 


4.16 특조위 활동과 청문회가 진행 중인데 관심이 시들시들합니다. 공중파에서 중계방송도 안하고 뉴스에서도 작게 다뤄진다고 하더군요. 사고났을 때만 해도,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다 해보자고 하는 분위기였는데, 정부는 의지가 없어 보인지 오래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돌렸고, 시민들의 관심도 차갑게 식어버렸습니다. 이제 '시작'인데 말입니다. 4.16 특조위 활동과 청문회에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 링크는 그런 문제의식이 담긴 작년 7월 자유인문캠프 강연 동영상

"인간의 존엄과 안전 – 법으로 무엇을 바꿀 수 있나?" 

https://vimeo.com/100404408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

<결국, ‘사시 존치’를 지지하기 어려운 이유>


저는 순수하게 ‘이론적’으로는 사시가 존치되어도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150-200명 배출하는 사시가 존치되어 봐야, 주류는 1500명씩 배출하는 로스쿨일 수밖에 없죠. 로스쿨이 잘 정착될수록 사시 출신 못지않은 변호사를 배출할 수 있을겁니다. 사시 출신보다 젊고, 비법분야 전공학위도 하나 있고, (나이가 있다면) 출중한 경력이 있고, 로스쿨에서 3년간 교육 잘 받고 나왔다면 문제될게 없죠. (다만, 현실적으로는 이런 저런 문제가 있는데, 핵심은 ‘연수’라고 봅니다. 강의실교육 3년은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짧다고 할 수 없는데, 연수 6개월은 질적/양적으로 다 문제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참고로, 독일은 교육 4-5년 + 연수 2년, 영국은 교육 2-3년 + 연수 2년. 이건 너무 긴 얘기라 일단 이 정도만;;)


로스쿨이 정상적으로 잘 돌아간다고 가정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시가 존치된다면, 이런 저런 이유로 로스쿨 진학이 어려운 사람에게 기회가 하나더 생기는거니 긍정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사시/연수원 운영에 필요한 비용 문제는 굳이 국민 다수가 세금을 거기에 더 쓰겠다면 써야지 어쩌겠습니까? 학부교육 황폐화야 상위 서너개 대학 인문사회계 학과들 문제일 뿐이니 지엽적인 문제라고 하고 넘어가고요. 불합격자 양산은 개인 선택이니 어쩔 수 없다고 칩시다. 이런저런 사회적 낭비는 한국은 인재가 넘쳐나니 괜찮다고 해 두면 됩니다. 썩 바람직하진 않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민들과 법률가집단이 꼭 원한다면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정책이라는게 타협을 해야 하는 부분도 있는거고요.


그런데 로스쿨과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이 극구 반대하는 이유는 뭘까요? 이런저런 반대근거를 대지만 사실 저는 이게 핵심이 아닌가 합니다. 당사자 입으로는 직접 말하기 어려운 부분일지도 모릅니다. 로스쿨 출신 법조인들을 만나보면, 사시 출신 법조인들로부터의 온갖 차별과 괄시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호소하는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같은 조직 내에서 밥도 같이 먹지 않는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사시 출신 법조인들이 부당하게 느끼는건 그 나름이 이유가 있지만, 저는 솔직히 과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신문에도 난거 보니, 과장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로스쿨 출신들을 선배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사시 출신)는 로스쿨 출신들이랑 0.5기 차이로 구분을 했죠. 기수는 그렇게 정리했지만 우리 선배도 후배도 아닌 존재죠. 우리끼리는 당연히 선후배로 호칭을 정리하지만, 로스쿨 출신들은 그냥 ‘누구누구 씨’로 부르는 게 일반적입니다. 술자리에도 개인적 인연이 있던 사람이 아니면 잘 부르지 않아요.” (사시 출신 검사 - 일요신문)


인터뷰가 조작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어떤 분은 “전문가단체가 무능하거나, 회원이익만 챙겨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경우는 봤어도, 전체 회원의 30%를 이렇게 대접하는건 첨 봤다”고 하시더군요. 상황이 이런데도, 회원들을 '대표'하는 곳에서는 ‘대화합’에 나설 생각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이런 상황이니 200명 규모 사시 존치도 위협으로 느껴지는거죠. 시작은 미미해도, 결국 로스쿨 폐지로 나아가겠다는 ‘전략’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겁니다.


제3자인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무엇보다 로스쿨 출신 변호사들을 동료로 대접하지 않는게 이상합니다. 상황이 이런대도 변호사단체들은 ‘대화합’을 모색하지 않습니다. 수년 내로 과반을 넘길 동료들인데 걱정이 안되는 모양입니다. (혹시라도 물밑에서 그런 노력이 있다면 겉으로 보이는게 없어서 드린 말씀이니 미리 양해 구합니다) 로스쿨 개혁에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사시 존치와 무관하게, 미래 동료의 절대 다수를 배출하게 될 로스쿨에도 지대한 관심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사시 존치만 되면 모든게 해결될 것처럼 말합니다. 논리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로스쿨 입시가 불투명해서 사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로스쿨 입시가 불투명하면 그걸 투명하게 바꾸는 게 우선이죠. 불공정한 제도에 의해 매년 1500명이 배출되는데, 공정한 제도로 200명이 배출되면 문제가 저절로 해결되는가요? 사시 존치에 들이는 관심에 반만 투자해도 좋은 쪽으로 바뀔게 많습니다. 예비시험은 안되고 오로지 사법시험만 대안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로스쿨 교수들 중에서도 (한양대 박찬운 교수님, 영남대 양천수 교수님) 예비시험 도입은 해볼만 하다고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공정한 기회 확대, 희망사다리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예시나 사시나 별반 차이도 없고, 부작용 면에서는 예시가 그나마 낫다고 봅니다. 그런데 오로지 사시만 고집합니다. 사시 존치로 후일을 도모한다는 생각이 아니라면 사시만 고집할 필요가 없어 보이는데 말입니다


물론 이 모든게 오해일 수도 있습니다. 오해라면 오해를 불식시키면 됩니다. 로스쿨을 폐지하겠다는 전략이 아니라면, “사시 존치는 로스쿨 축소/폐지하고 전혀 관계없다”고 약속하면 됩니다. “사시가 존치되더라도 로스쿨 정원 2000명, 변시 합격자 1500명에 대한 하향조정은 절대 주장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됩니다. 이렇게까지 약속하는게 어렵다면 (제가 봐도 좀 오버입니다;), 최소한, "법조인 배출 경로가 두 개가 되는 것일 뿐, 차별과 반목과 갈등은 없다."는 걸 좀 확인시켜 주고, 최소한 그렇다는 제스처라도 보여줘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대화합 특위'를 만들어, 출신별 반목과 갈등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밝히면 됩니다. 사시/로스쿨의 ‘병치’, 진정한 ‘공존’을 모색한다면 말이죠.


시선을 바꿔보죠. 투트랙이 되면 법조인 지망생들은 한 가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지금 상태에서 이 선택은 “두 진영 중 어느 편이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이나 다름없습니다. ‘법조인’이 되는 ‘두 가지’ 방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게 아니고 말입니다. 어떤 법조인지망생이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나요?’라고 물으면, ‘차별받지 않으려면 사시를 봐라’고 조언해야 할지도 모르고요. 이건 투트랙이 아닙니다.


또 하나, 지금 이 상태에서 사시가 존치되면 3-4년 내에 지금보다 더 큰 혼란이 이미 ‘예정’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사시가 명맥을 유지하게 된 상황에서, 3-4년 내에 로스쿨 정원을 조정하자거나, 폐지논의가 제기될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즉, 사시존치는 또 한 번의 혼란, 지금보다 더 큰 갈등과 혼란을 예정하고 있는 겁니다. ‘경쟁’이라면 룰이 있어야 합니다. 승패를 가르고 한 쪽이 이기면 한 쪽은 퇴출되는 것인지, 그게 아니라면 ‘상호보완재’로서 함께 가는 것인지, 이런 부분들이 명확해야 합니다. 저는 경쟁이라는 말은 전혀 적절치 않고, ‘상호보완재’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보는 편입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현실적으로 상호보완재가 아니라, '그로기 상태가 될 때까지 붙어보자'는 싸움이 될게 뻔합니다. 그게 의도라면 어떻게 경쟁하고 평가하고 언제쯤 정원조정이나 폐지 논의 등을 재논의할 것인지까지 다 까놓고 얘기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게 아니라, '일단 존치시켜 놓고 보자'는 너무 무책임해 보입니다.


그게 아니고 '로스쿨 고사 전략'이 맞다면, 차라리 깔끔하게 로스쿨 폐지를 주장하는게 낫습니다. 어차피 고사시킬 요량이라면, 매몰비용이 더 커지기 전에 지금 당장 정리해야죠. 과연 그게 맞는지 이제부터라도 '논의'를 시작하면 됩니다. 일단 존치하고, 몇년 뒤에 로스쿨 정원 축소/폐지 문제가 불거져서 또 한 번의 갈등을 겪는 것보다 지금 다 까놓고 얘기하는 것보다 훨씬 낫습니다.


사실 이 문제의 기저에는 변호사 숫자 문제가 깔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예컨대, 사시 200명으로 동력을 얻어, 로스쿨을 폐지시키고, 사시 1000명 시대로 복귀한다면, 지금보다 배출인력이 500명 줄겠죠. 좋습니다. 차라리 변호수 ‘적정수’를 놓고 토론한다면 꽤 의미있는 토론이 될겁니다. 저는 변호사 잠재수요가 더 있다고 생각하지만, 변호사 숫자를 무작정 늘리는건 찬성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토론이라면 생산적입니다. 그런데 그런 건 다 수면 아래에 있고, 사시 존치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니 논의가 계속 겉도는거죠.


사실 사시존치를 외치는 분들 중에는 제가 잘 아는 분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분들의 ‘선의’를 신뢰합니다. 정말 힘들게 공부해서 시험에 합격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후세대들에게도 그런 '희망'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사시 존치론이 대두되었다고 믿습니다. 제가 로스쿨 교수들 만나면, 이런 얘기도 합니다. “그 변호사들 제가 좀 아는 분들인데, 순수한 의도만큼은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 ” 근데 시간이 흐를수록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여전히 ‘이론적’으로는 사시/로스쿨 병치가 가능하고 그렇게 사회적 대타협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로스쿨을 고사시키려는 목적으로 추진되는 사시 존치에는 전혀 찬성할 수가 없습니다.


* 요즘 긴 글을 너무 많이 썼는데 ... 하나 정도 더 쓰고 이 문제는 정리할까 합니다. 나머지 하나 남은 거는, "왜 로스쿨에서 '다원성(diversity)가 중요한가?"입니다. 내년 초에 논문으로 완성해 보려고 합니다. 가제는 "로스쿨은 공정한 제도인가?"입니다.

Posted by transproms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