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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고_mass media61

[기고] 사법불신을 부르는 전관예우 사법불신을 부르는 전관예우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법학부 교수) 언제부터인가 고위급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전관예우가 인사청문회의 단골메뉴가 되었다. 그들의 해명은 대개 이렇다. “공직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인정받았을 뿐이다.” 과연 그럴까? 그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 쉽지만은 않지만, 거액의 수임료를 받는 것만큼은 주지의 사실이다. 일반인과의 비교가 아니다. 전관 변호사와 일반 변호사의 실력 차이가 과연 수임료의 차이만큼이냐고 묻는 것이다. 그 차이가 과도하다면, 그 시장가격은 어떤 ‘힘’이 작동하는 현실이 반영된 결과라고 가정해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전관 변호사가 힘을 쓴다는 잘못된 관념에 편승해서 과도한 돈을 받은 셈이다. 어떻게 봐도 문제라는 얘기다. 이뿐만이.. 2013. 3. 27.
[기고] 한살배기 학생인권조례의 현실 한살배기 학생인권조례의 현실 서울학생인권조례가 1주년을 맞이했다. 학생인권조례 시행 1년 동안 교육감 권한대행의 재의요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무효소송 등 하루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한 돌 축하에 앞서 위로의 말부터 건네야 할 판이다. 게다가 학생인권조례는 교실붕괴, 교권추락, 학교폭력에 책임이 있다는 오명까지 뒤집어썼다. 한국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한국 교육의 총체적 모순이 응축되어 있는 이 문제들의 책임을, 제정된 지 1년도 안 된 학생인권조례에 돌리는 상식 밖의 얘기들이 떠돌았다. 그런데 학생인권조례는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이행되지조차 않았다. 예컨대, 지난해 10월 서울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조례가 두발제한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서울시 중·고교의 88%가 두발제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 2013. 3. 27.
[기고] ‘비’ 논란과 열악한 병영현실 ‘비’ 논란과 열악한 병영현실 가수 비(정지훈)가 열애중이라는 사실이 큰 화제가 되었다. 그런데 갑자기 엉뚱한 곳으로 불똥이 튀었다. 비가 연예병사(홍보지원대원)로 복무한 300일 동안 71일의 휴가와 외박을 썼다는 것이다. “‘나흘에 한번꼴 외박’ 군인 맞아?”라는 제목이 달린 뉴스가 나가자, 거의 분노에 가까운 반응이 뒤따랐다. 이렇게 자주 휴가 가는 군인은 듣도 보도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관계를 꼼꼼히 보면 얘기가 좀 다르다. 71일 중 업무상 외박이 44일이었는데, 이것은 연예병사의 성격상 불가피한 ‘출장’(스튜디오 녹음, 위문열차 출연 등)으로, 쉬거나 놀러 다닌 것이 아니라 군복무상 임무를 수행한 것이었다. 따라서 나머지 27일이 일반적인 외박·휴가인데, 이것은 일반 병사보다 며칠.. 2013. 3. 27.
[기고] ‘통합’의 정치와 소수자 ‘통합’의 정치와 소수자 이번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통합’인가 보다. 한 후보가 “100%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 시대를 열겠다”고 외치니, 또다른 후보는 “대통합으로 새 정치, 새 시대를 열겠다”고 응수한다. 나는 솔직히 이 통합이라는 말이 무섭다. 정치란 상충하는 이익의 적대를 전제하고 그것을 조정하는 과정인데, ‘통합’이라는 말이 이런 갈등의 조정 과정을 무시한 채 ‘하나가 되자’는 것처럼 들리기 때문이다. 물론 후보들이 내거는 통합은 극한 갈등을 피하고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지혜롭게 문제를 해결하자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넉넉하게 선해하는 여유를 부릴 수 없는 이유는 통합을 얘기하는 후보가 내놓은 정책 때문이다. 예컨대 표현의 자유 보장,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제 도입, 소수.. 2013. 3. 27.